어린이 환자에게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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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환자에게 올인
  • 박현
  • 승인 2005.10.0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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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황용승 원장
"어린이 환자에게 제 인생을 걸겠습니다. 아울러 몸과 마음이 아픈 환아들을 위한 의사들의 적극적인 후원회 활동의 지원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이는 국내서 유일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장에 취임한 소아과 황용승(黃龍昇, 55세) 교수의 취임일성이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국내 유일의 어린이종합병원으로 소아질환 진료와 연구기능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담하며 소아전문 의료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과 처음부터 그 발걸음을 함께 해온 황 원장은 국내 소아간질치료의 최고 권위자이다. 그 만큼 소아 희귀질병과 소아환자 건강회복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이미 어린이병원의 다양한 발전 방향을 제시해온 황 원장은 “이제는 특별해질 수 밖에 없는 깊은 애정으로 원장직에 임하게 되었다”며 몸과 마음이 아픈 환아들을 위한 의사들의 적극적인 후원회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병원의 누적적자는 900억이지만 소아 환자들의 회복해야 할 건강과 희망의 가치는 1000억원에 비할 수 없습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매년 100억의 적자를 보고 있다. 누적적자는 이미 900억 상당에 이르렀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불우 환아와 희귀병 환아의 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황 원장은 점점 어려워져만 가는 환아들의 불우한 상황을 돕고, 지난 20년 동안 노후화된 진료환경을 개선하고자 원장 취임 직후 어린이병원후원회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상의 진료 를 받아야 할 환아들이 제대로 진료 받지 못하는 상황에 절실한 안타까움을 느끼고, 그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한 것.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소아환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찾아오는 곳입니다. 어린이병원은 환아와 환아 가족의 그 희망의 가치를 알고,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도에 결성된 어린이병원후원회는 소아과 의사들이 한마음을 모아 만들어낸 자발적인 후원 모임이었으나 홍보 등의 부족으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황 원장의 적극적인 지원의사와 더불어 때마침 병원의 한 교수가 제안한 팔찌 캠페인으로 인해 후원회 활동은 9월부터 급격히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팔찌 캠페인은 "블루밴드 캠페인"으로 발전되어 현재 의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상태이다. 블루밴드 캠페인은 "(어린이들에게) 푸른 하늘을 보여 주세요."라는 슬로건과 함께 "Blue Sky"라는 문구가 새겨진 푸른색 팔찌를 착용하는 후원활동 및 후원회 홍보활동.

이같은 불우환아와 희귀병 환아를 위한 의사들의 자발적인 후원회 활동과 병원장의 적극적인 후원회 지원사례는 의료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황 원장은 어린이병원후원회를 적극 지원하게 된 사유에 대해 “몸과 마음이 병들어 있는 환아들을 돕기 위해 어느 누구보다도 그들과 가까이 있는 의사들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병원 의사들의 이러한 훈훈한 스토리가 기업과 사회 각 층에 퍼져나감으로써 환아와 환아 가족들을 위한 사랑의 손길이 점차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위적인 모습을 떠나 몸과 마음이 아픈 환아들을 위해 무엇이 최고인가를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는 황 원장의 모습. 온화한 미소 뒤에 숨겨진 그의 강한 결단력은 어린이병원과 환아, 그리고 환아 부모들까지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한다.

황 원장은 어린이병원 원장 취임 이전부터 개보수·증축사업의 팀장을 맡아 현재까지 지휘하고 있다. 원장직에 취임하게 됨에 따라 조만간 팀장역할을 다른 책임자에게 넘길 예정이지만 사업 시작부터 팀장 역할을 수행해 왔던 만큼 그 애정만큼은 변함이 없다.

황 원장이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기존의 딱딱하고 답답한 회색병동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것.

국내 유일한 어린이병원으로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진 분위기 연출로 정신적으로 힘겨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심리적 안정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것이 황 원장의 주장이다. 그에 따라 이미 개보수가 끝난 5~7층의 소아 중환자실에는 층별 테마컨셉을 지정하고 밝은 색감의 벽면 연출로 색다른 분위기를 꾀했다. 꽃이나 동물과 같은 캐릭터를 이용해 벽면을 채움으로써 보다 활기찬 병동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생명을 위해 일분 일초를 다투는 환아들과 몸이 불편한 환아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가장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이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울대학교병원 본관과 어린이병원과의 연결 브릿지 증축을 추진한 사항이다. 현재 증축 중으로 앞으로의 이용가치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출생 직후 급히 소아 중환자실로 옮겨져야 할 환아가 복잡한 병원구조로 인해 빠른 시간 안에 이동하기 어려웠으나 연결 브릿지의 증축으로 본관과 어린이병원간 환아의 수평이동이 가능해졌다.” 며 “시간을 다투는 소아 중환자를 위한 최고의 배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황 원장은 설명한다.

더불어 황 원장은 개보수·증축 공사가 최종 마무리 되는 2008년도 이후에도 지속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임기동안 그 기반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이러한 추진 내용들과 포부는 어린이 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는 황 원장의 오랜 숙원에서 우러나온다.

황 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3차 기관으로서는 국내 유일의 어린이병원장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동안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어린이병원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다. 앞으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어린이 난치성질환 치료 및 연구에 총력 을 기울이는 한편 변화하는 의료의 패러다임과 사상 초유의 저출산시대를 맞아 새로운 어린이병원의 비전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린이병원이 설립된 그 시점부터 환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아 온 황 원장.

이제는 어린이병원의 책임자로서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인생을 걸겠다는 오랜 숙원을 당당히 이야기하고 빠른 속도로 바뀌는 사회변화에 따른 어린이병원의 비전을 제시하는 황 원장. 그의 새로운 항로를 기대해본다.

황용승(黃龍昇, 55세)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75)했으며 미국 미테소타대학 전임의(85~89)를 거쳐 홍보담당교수(95-97)와 서울의대 도서관장(99-01)을 역임했다. 이어 어린이병원 진료지원실장(03-05)을 맡아 개보수 공사 및 증축사업을 지휘했으며 대한간질학회 회장(03-05)을 역임했다. 저서로 "우리 아이 간질인가요" 등 다수가 있으며 현재 대한소아신경학회 부회장으로 재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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