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간이식분야 석학들 서울로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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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간이식분야 석학들 서울로 집결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6.10.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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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원, ‘간이식의 과거, 현재, 미래’ 주제로 학술대회 개최
‘한국 간이식’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학술원이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의학 분야 최초의 주제로 선정됐다.

대한민국학술원은 10월21일 오전 10시, 학술원 대회의실에서 ‘간이식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제43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스티브 잡스의 간이식을 집도한 제임스 이슨(미국), 유럽에서 심장사 간이식을 최다 시행한 나이젤 히튼(영국), 아시아에서 최초로 간이식을 시행한 차오롱 첸(대만), 세계에서 생체 간이식을 최다 시행한 이승규(한국) 등 이분야 최고의 석학들이 학술원에 모여 한국의 선진 간이식술을 조명하고 발전을 모색한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세계 최초・최다 증례의 우수한 성적을 쌓으며 눈부신 성장을 이룬 국내 간이식 역사 30여 년의 경험을 뒤돌아 보는 시간이 마련되며, 말기 간질환의 효과적 치료법이자 국제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한국의 간이식을 우리사회가 공유하고 뇌사자 장기기증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도 논의할 예정이다.

역대 학술원 국제학술대회 중 의학 분야의 주제를 선정한 대회는 이번이 처음. 특히 의학 분야 중에서도 세계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말기 간질환의 외과적 치료법인 간이식 수술이 선택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1988년 서울대병원 김수태 교수팀이 만성 간부전에 이른 소녀에게 뇌사자 간이식을 처음으로 시행한 후 간이식이 임상에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1994년에는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주는 ‘생체 간이식’을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간이식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후 뇌사자 장기 공급이 절대 부족한 국내 간이식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생체 간이식을 집중 연구한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 1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간이식을 받는 환자에게 좌엽보다 크기가 더 큰 우엽의 간 기능을 극대화해 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킨 ‘변형우엽 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수술법을 통해 당시 70%의 성공률은 95%를 넘기며 획기적 성적 향상을 이뤘으며,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의료 선진국의 국제 표준 치료 프로토콜로 자리 잡으며 세계 간이식 역사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2000년 3월에는 세계 최초로 두 사람의 간 기증자로부터 간의 일부를 각각 떼어내 한 사람의 환자에게 옮겨 붙이는 ‘2대1 생체 간이식’이라는 이식 수술의 기증자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고도의 수술법에도 성공했다.

이러한 독자 수술법의 개발 등을 통해 간이식 역사 28년만에 현재 우리나라는 생체 간이식의 세계 최다 증례와 최고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간이식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세 개의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은 ‘간 이식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간이식의 인문학적 고찰(한광협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고 기술 수준의 수술-간이식(서경석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이 발표된다.

이어서 두 번째 세션은 ‘간 이식 역사와 한국의 역할’로 △간 이식 역사와 한국의 역할(김수태 서울대의대 명예교수) △간이식의 역사(차오롱 첸 대만 창궁병원 교수) △ 왜 한국이 생체 간 이식을 선도하는가(이승규 서울아산병원 외과 석좌교수)의 강연이 이어진다.

마지막 세션 ‘간 이식의 미래’에서는 △간이식의 명암(나이젤 히튼 영국 킹스대학병원 간연구소 소장) △간이식의 미래(제임슨 이슨 미국 메소디스트병원 이식연구소장)라는 제목의 강연이 진행된다.

권숙일 학술원 회장은 “우리나라가 간 질환 발생률이 높은 군에 속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환경에서 우리나라의 간 의학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다”고 평가하며, “이번 학술대회가 간 이식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해온 이승규 교수는 “각 학문 분야 최고의 석학들이 모인 학술원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의학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최근 이식 대기자가 늘어남에 따라 뇌사 장기기증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나아가 세계 생체 간이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이식 의학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이를 의료수출 등의 국가발전사업으로 육성하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학술원은 학술 발전에 공헌한 학자를 우대 및 지원하기 위해 1954년 설립된 국가기관으로 국내 학술 분야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다. 현재 인문사회과학 6개, 자연과학 5개로 구성된 학술원 분과에서 원로 석학 14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1961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우리 사회에서 학문적 성찰이 필요한 주제를 선정, 국내외 저명한 석학을 초청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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