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비해 건강보험 재원부담 불공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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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비해 건강보험 재원부담 불공평
  • 최관식
  • 승인 2005.10.0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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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부담과 본인부담 형평성 동시에 제고해야 할 것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비교할 때 건강보험 재원부담은 불공평하지만 건강상태의 형평성은 비교적 양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재원부담에 있어서의 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부담과 본인부담의 형평성을 동시에 제고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연구위원팀(보건복지부 노연홍, 보사연 윤병식·신현웅, 을지의대 예방의학교실 김명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은 최근 "국민의료의 형평성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연구위원팀은 이 연구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직접세는 비교적 누진적이지만 선진국에 비해 다소 누진성이 떨어졌으며 간접세는 다소 역진적이긴 하지만 통상의 인식과 달리 거의 소득에 비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적인 조세부담은 다소 누진적이며 누진성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할 때 누진성의 정도가 취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보험료부담은 역진성이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다소 역진적이며 외국의 경우 대부분 누진적임에 비춰볼 때 보험료 부과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본인부담은 역진적이지만 고소득층이 비급여부문에서 본인부담을 많이 하는 경향에서 비롯되는 한국의 특수성이 반영돼 생각보다 그다지 역진적이진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최 연구위원팀은 따라서 건강보험에서 본인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하는 보장성 강화대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건강상태 형평성의 경우 급성질환 발생은 소득계층간 차이가 없지만 만성질환은 저소득층에 다소 많아 역진적인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건강평가 역시 역진적인 상태에 있으나 성(性)과 연령을 보정한 건강수준의 형평은 다소 역진성이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저소득층에 건강상태가 나쁜 고령층이 많이 분포돼 있어 연령을 보정할 경우 불공평이 다소 완화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의료필요에 대비한 의료이용의 형평을 관찰할 때 급만성질환에 대한 의료이용은 저소득층에 다소 유리하게 나타났지만 자기건강평가 측면에서는 고소득자에게 유리, 불공평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 연구위원팀은 이러한 보건의료 부문의 불공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험료부담의 역진성을 개선해야 하며 향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될수록 보험료 비중이 커져 보험료부담의 역진성이 큰 문제로 등장할 것이므로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환자 본인부담의 역진성은 실질적으로 심각한 형평의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향후 재원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부담과 본인부담의 형평을 동시에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방안으로 최 연구위원팀은 보험급여를 확대하면서 고액진료비의 본인부담 상한제를 통해 본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최병호 연구위원은 "소득 이외에 교육수준, 거주지역, 영양, 생활습관 등 국가의 경제사회 구조적인 요인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료이용량의 형평성을 정책적으로 제고하더라도 건강수준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기존 건강수준의 계층간 격차를 인정하면서 보건의료정책을 동원해 보건의료시스템이 보다 형평한 구조로 개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건의료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형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효율에도 있는 만큼 효율과 형평을 조화시키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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