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은 외국인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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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찾은 외국인 CEO들
  • 박현
  • 승인 2005.09.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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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메드 각 국 CEO들 서울대 어린이병원 방문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불우환우를 위한 "블루밴드" 이야기 전해 듣고 내년도 각 지역의 예산편성을 협의하기 위해 모인 한 외국계 기업의 아시아 지역 CEO들이 짧은 서울체류 중에 공식스케줄을 취소하고,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화제가 되고있다.

이 회사는 여행 관련 다국적기업(Club Med)으로 이 회사의 한국대표를 맡고 있는 여성CEO가 어린이병원 의사들이 벌이고 있는 자발적인 어린이 돕기 운동에 감동 받아 마침 회의를 위해 방문한 각 국의 CEO들에게 병원방문을 제안하면서 이루어졌다.

상희정 클럽메드 대표(35)는 최근 지인을 통해 우연히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의사들이 벌이고 있는 자발적인 캠페인을 전해 듣고 크게 감화 받았다고.

그 내용은 돈이 없어 수술을 못 받는 어린이들이나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의사들이 직접 손목에 차는 블루밴드를 제작해 착용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이 병원의 후원회는 위와 같은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몇 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으나 홍보부족 등으로 인해 이 병원의 일부의사와 간호사, 뜻있는 몇몇 이들에 의해 어렵게 운영되어 왔다.

최근 몇몇 뜻 있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후원회 활성화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왔고, 이 병원의 원장과 매일 중환자와 씨름하는 이 병원의 한 교수의 제안으로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의 블루밴드를 제작해 지난 13일부터 희망하는 병원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착용해왔다.

이 밴드는 한 업체의 무상지원을 받아 개당 1만원씩 후원회 홈페이지(www.isupport.or.kr)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수익금 전액은 불우환우와 희귀병 환우의 완치를 위해 사용되게 된다.

이 밴드에는 "어린이에게(병실을 벗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푸른 하늘을 보여주세요"라는 취지를 담은 "Blue Sky"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국내최초의 어린이 종합병원인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매년 100억 원씩 만성 적자를 보고 있어 수술비가 없어 고민하는 환우 가족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해 왔다.

만삭의 몸인 클럽메드의 상 대표는 “어머니의 입장으로 돈이 없어 병을 못 고치는 어린이는 없어야 한다 라고 생각했다” 라고 말하며 “병원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상 대표의 이야기대로 병원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의사들이 직접 발로 뛰는 것을 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상 대표는 마침 내년도 비즈니스 플랜을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조엘 티포네 아시아 지역 총괄 CEO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렸고, 빡빡한 이틀간의 스케줄 중에서 공식스케줄 하나를 없애고 병원을 방문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조엘 티포네 CEO는 “비록 외국인이지만 어린이를 치료하는 문제는 국적과는 상관없다” 라고 상 대표의 의견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들은 9월23일 병원을 방문했으며 이날 선천성난치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손 군(손만기) 등과 블루밴드 착용운동을 벌이고 있는 의사들을 위로했다.

조엘 티포네 CEO와 지미누 말레이시아 매니저 등의 아시아CEO들은 몇몇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 선물을 주고 노래를 직접 불러주기도 했다.

손 군은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출생 직후 2개월만에 대 수술을 해야 했다. 심장재단의 도움을 얻기도 했으나 이미 2차에 걸친 대수술로 인해 그의 가족은 엄청난 수술비를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3차 수술비 마련도 손 군의 사례가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후원회에 올라오긴 했으나 예산부족 등으로 손 군을 도와주지 못했다.

한편 클럽메드는 내년부터 오히려 광고비를 줄이고 이 회사를 이용하는 전체 고객에게 이 블루밴드를 구입해 제공할 예정이다.(개당 1만원씩만 잡아 이 회사의 송출객수 등을 고려하면 꽤 큰 액수가 된다)

이에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후원회에서는 블루밴드 캠페인에 첫 동참하는 감사의 뜻에 감사패를 증정했다.

상 대표는 “비록 시작은 우리가 구입해 고객에게 제공하지만 블루밴드를 착용하게 될 고객도 곧 이 운동의 취지를 이해하고 동참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서 조엘 티포네 CEO는 손 군의 병이 어느 정도 완쾌가 되면 부모님과 해외 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희망의 초대장(호프 인비테이션)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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