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비타민 음료 등 이른바 기능성 음료에 포함된 방부제가 국내 기준에는 적합하지만 유럽연합(EU)의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환경연합은 13일 기능성 음료 8종(병 또는 비닐팩 용기)의 보존료(방부제)로 쓰이는 안식향산나트륨의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음료가 유럽연합(EU)의 함유 기준치를 최고 2배 가까이 넘어섰다.

음료의 부패를 막으려고 쓰는 안식향산나트륨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눈, 점막의 자극, 신생아 기형유발, 두드러기 등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학계에서 보고돼 왔다.

이 단체가 공인 식품의약품안전청 공인기관에 의뢰해 이들 음료의 안식향산나트륨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비타500"이 음료 1㎏에 290㎎이 포함돼 농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비타파워"가 260㎎/㎏, `비타1000 플러스" 240㎎/㎏, `콜라겐 5000" 220㎎/㎏, `미에로화이바"ㆍ`튼튼한"ㆍ`제노비타"가 170㎎/㎏, `컨디션"이 140㎎/㎏으로 조사됐다.

유럽연합의 안식향산나트륨 함유 기준치는 150㎎/㎏으로 컨디션을 제외하고 다른 조사대상 음료는 모두 이를 넘어섰다.

하지만 조사대상 제품이 밀폐가 잘 되는 캔에 담겨있을 경우에는 안식향산나트륨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안식향산나트륨이 가장 많이 든 것으로 조사된 비타500은 음료의 밀도가 물과 같은 1ｇ/㎖라고 가정하면 250㎖짜리 팩 제품에 약 73㎎(290㎎/㎏×1ｇ/㎖×250㎖)이 포함된 셈이다.

조사대상 음료 모두 국내 함유 기준치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기준(600㎎/㎏)안에는 들었다.

그러나 이들 음료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일일섭취허용량(ADI)에 따라 계산해 보면 유치원에 다닐 정도의 4∼5세 유아에게는 부적합한 양의 안식향산나트륨이 포함돼 있다고 서울환경연합은 주장했다.

WHO는 몸무게 1㎏에 안식향산나트륨을 하루 5㎎까지 섭취할 수 있다는 기준량을 제시하고 있어 몸무게가 14㎏인 5세 정도 유아는 하루 70㎎(5㎎/㎏(몸무게)×14㎏)까지 안식향산나트륨을 섭취할 수 있다.

즉 몸무게 14㎏인 유아가 안식향산나트륨 73㎎이 들어 있는 250㎖짜리 비타500 팩 1개를 마시면 일일섭취허용량 70㎎을 넘어선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선진국보다 몇배가 높은 국내 안식향산나트륨 기준량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음료제조업체는 이를 사용중단해야 한다"며 "이 방부제가 포함된 제품에 유아와 임산부를 위한 경고문구를 표기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