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수술 급여화 '필요' vs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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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수술 급여화 '필요' vs '시기상조'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5.11.0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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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적 근거 충분, 환자 만족도 우수 급여항목 포함돼야
비용효과성, 쏠림현상, 우선 순위 등 "아직은 아니다"
로봇수술의 급여화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수한 치료성적과 환자의 만족도를 고려해 급여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과 비용효과 면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월3일 심평원 지하 강당에서 로봇수술 급여화 방향 설정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선한 고려의대 외과 교수는 “여러 논문을 종합해 보면 임상적 근거가 있고, 특히 직장암의 경우 성기능, 배뇨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며 “전공의를 위해서라도 급여항목에 포함시켜 교육과정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암을 로봇수술로 시행하는 점유율이 10%를 넘어서 활성화된 수술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영구 강남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로봇수술 장비는 한 기업이 세계적으로 독점하고 있어 장비와 재료비용이 고가”라며 “급여화 될 경우 대부분 관행수가의 반토막을 책정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비뇨기과는 폐과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로봇수술보다 비뇨기과 지원책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급여화하면 쏠림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제2, 제3의 로봇수술 장비업체가 나온다면 가격을 내리는 등 환경조성이 이뤄질 때 급여화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도 “건강보험이 사회보험 테두리 안에 있을 때는 급여를 과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의료전달체계를 해결 안하고 급여화 한다면 쏠림현상은 심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급여화에 대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고민하자는 얘기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급여화에 반대했다. 본인부담금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로봇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수술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가 장비 사용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했다. “기술발전이 되니까 비용효과성이 높아지면 그 때 급여권에 들어와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과학적 근거가 아직 부족함을 지적했다. 로봇수술이 도입된지 오래 됐지만 아직도 유익한 시술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는 것. 미국에서도 장비 도입을 경쟁적으로 하다 지금은 적응증과 건수를 늘리는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에 대한 재검토도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 로봇수술 하는 의사에 대한 인증시스템 도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장은 “선별급여라도 해서 정부가 개입하는 구조를 만들자”고 했다. 전립선암은 필요하다며 특정 암에 대한 급여화 고민을 하고, 무엇보다 생명과 직결되는 항암제 급여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손영래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비급여 시장 상황이 전립선암은 50%를 넘어가고 장비와 시술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서 건정심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봇 수술 비용은 갑상선암의 경우 내시경 수술이나 일반 개복 수술보다 최대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값비싼 가격에 비해 치료성적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토론에 앞서 발제 자료를 보면 전립선암 역시 로봇 수술을 이용하면 총 치료비가 1천200만원으로, 일반 수술(400만원)이나 내시경 수술(480만원)보다 비쌌다.

가격이 비싼 만큼 로봇 수술에는 장점도 있다. 손떨림이 없어 더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고, 상처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다.

실제로 로봇 수술을 이용한 환자의 입원 기간은 일반 수술 환자보다 대체로 짧은 편이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갑상선암의 경우 일반 수술의 입원 일수가 6일, 내시경 수술의 입원 일수가 7일인 데 반해 로봇 수술의 입원 일수는 5일이다.

로봇 수술을 한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입원일수는 8일로, 일반 수술(12일), 내시경 수술(11일)보다 짧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자료와 로봇 수술을 시행하는 4개 의료기관의 사례 등을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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