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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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더 독
  • 윤종원
  • 승인 2005.09.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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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리렌제,李連杰)이 지쳤다고?, 뤽 베송영화는 이제 낡았다고?

이렇게 생각했던 영화팬이라면 16일 개봉하는 영화 "더 독"(Danny the Dog)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어야 될지도 모르겠다.

"크레이들 투 그레이브", "키스 오브 드래곤" 등 한동안 미국 혹은 프랑스에 건너가 만든 작품들로 다소간의 실망을 안겨줬던 리렌제는 "더 독"에서 예전의 스타일과 힘을 다시 찾은 듯하다.

액션은 그대로 일텐데 그동안의 근작들이 실망을 안겨준 것은 "생뚱"맞게 총질을 해대거나 침을 놓으며 중국인임을 과시하던 식의 엉뚱한 설정 때문이었을 듯.

"레옹", "니키타"의 뤽베송 감독이 쓴 시나리오는 격투장으로, 슈퍼마켓으로, 아파트 옥상으로, 그리고 좁은 화장실로 그를 옮겨 놓으며 다양한 액션을 가능하게 했으며 "황비홍" 이후 다시 만난 웬워핑(袁和平) 무술감독은 예전의 화려함을 되찾아줬다. 이를 감각적인 화면으로 담아 놓은 것은 CF 감독 출신의 신예 루이 레트리어의 화면. 감독은 액션을 편집으로 끊기보다 긴 화면으로 쿵후 액션의 장점을 잘살려냈다.

제목이 말해주듯, 영화 속 리렌제가 맡은 대니는 어릴적부터 투견(鬪犬)으로 길러져 온 남자다. 그를 키운 사람은 비열함과 잔인함으로 똘똘 뭉친 악당 바트(밥 호스킨스). 평상시에는 온순한 듯 하다가도 목에 걸린 개목걸이만 풀면 싸움 병기가 되어버리는 대니, 하지만 머릿속에는 어머니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과 그 시절 피아노 멜로디가 남아 있다.

그러던 어느날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해 엉겁결에 바트로부터 떨어진 대니는 시각장애인 피아노 조율사 샘(모건 프리먼)과 손녀 빅토리아(게리 컨던)와 함께 살게된다.

그를 이끈 것은 바로 피아노 선율. 샘과 빅토리아에게서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한 정을 느끼며 싸움 개에서 사람으로 거듭나는 그에게 과거의 기억은 하나 둘씩 다시 찾아온다.

한편,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바트는 다시 대니를 찾아 나서고 샘과 빅토리아의 목숨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개와 사람 사이를 오가는 대니의 한쪽 축에 밥 호스킨스가 맡은 바트가 있다면 다른 쪽 축에 있는 사람은 모건 프리먼이 연기하는 샘이 있다. 영화가 안정감있게 흘러가는 것은 이들 두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의 오랜 "조력자" 역할을 해왔던 모건프리먼과 악역 전문 밥 호스킨스의 덕이 크다. 여기에 영국밴드 매시브 어택의 암울하게 가라앉은 음악은 리렌제의 액션을 한층 더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상영시간 1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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