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거칠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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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거칠마루
  • 윤종원
  • 승인 2005.09.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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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의 "대박" 경쟁 속에 독특한 영화 한 편이 관객들을 만난다.

15일 개봉하는 "거칠마루"가 그것. 출연 배우들은 대부분 무명의 무술인이며 2억원 가량의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서울독립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끝에 결국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하게 됐다.

영화의 기둥 설정은 인터넷 무술 동호회 "무림지존"의 최고수 "거칠마루"를 만나기 위해 여덟명의 무도인들이 모인다는 것이다. 저예산인 까닭에 "때깔" 좋은 화면에 현란한 카메라워킹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는 흡인력이 있는 줄거리에 풍부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무술 혹은 싸움에 대한 "학구적인" 분석을 지켜보는 재미다. 주먹과 발 사이에 어떤 것이 더 강한지, 깡으로 뭉친 막싸움과 오랜 연마를 거친 도장 무술 중에 어떤 것이 더 센지, 키와 몸무게는 실제 싸움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요소인지 등의 궁금증은 여덟명의 고수들이 각자 토너먼트를 통해 벌이는 대결을 통해 흥미롭게 풀려나간다.

여기에 거칠마루의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미스터리를 한꺼플씩 벗겨나가는 재미도 쏠쏠한 편. 최후에 밝혀지는 거칠마루의 존재를 예측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영화는 그럴듯한 결론을 갖추고 있다.

고수들만 모인다는 무협사이트 "무림지존". 이 곳에서 월등한 실력을 갖춘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거칠마루다. 실력이 좋으니 그에게 도전을 청하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닐 터. 계속 도전을 받던 거칠마루는 결국 도전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여덟명의 회원들을 강원도의 한 산속으로 초대한다.

거칠마루가 보낸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여덟명의 무술인. 서로 다른 무술 만큼 다양한 개성을 가진 까닭에 출발부터 티격태격 타툰다. 결국 도착한 한 시골 마을. 이들에게 거칠마루는 다른 모두를 이긴 단 한 사람에게만 자신을 만날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전하고 이때부터 이들 사이의 겨루기가 시작된다.

출연자의 실제 직업은 도장의 택견 사범에서부터 경호원, 우슈 국가대표, 연극배우, 군인, 공익근무요원 등으로 다양하다. 이 때문에 연기는 아무래도 직업 연기자들에 비해 어색할 수 밖에 없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워낙 "고수"들인 까닭에 이들의 노와이어 액션을 지켜보는 것은 전문 스턴트맨들이 나오는 짜여진 액션 이상의 날것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

2002년 "서프라이즈"로 데뷔했던 김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뜨거운 감자"가 음악을, 이 밴드의 메인 보컬 김C가 내레이션 맡았다. 상영시간 8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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