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휜다리 교정술',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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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휜다리 교정술',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 희망
  • 박현 기자
  • 승인 2015.08.25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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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경우 특히 내측으로 휜 다리(genu varum, 일명 O자형 다리)가 서양인에 비해 많이 나타난다.

양쪽 발을 붙이고 서 있을 때 무릎이 모아지지 않고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증상을 '휜 다리'라고 하는데 이는 유전적 특성도 있지만 온돌이나 마루 등 좌식생활과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 생활습관의 영향이 원인으로 나타난다.

이런 경우 서 있을 때 체중이 안쪽에 60% 이상 집중되어 실리게 되는데 무릎상태가 정상적일 때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연골을 다치거나 관절을 너무 많이 쓰게 되면 지속적으로 관절에 부담이 가해져 더 빨리 연골이 닳게 되며 일단 퇴행성관절염이 내측에 발생하면 악화속도도 더 빨라진다.

휜 다리는 단지 미관상 안 좋은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치료를 통해 연골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휜 다리 교정술(High Tibial Osteotomy, 근위 경골 절골술)은 무릎 안쪽으로 쏠린 체중을 바깥쪽으로 분산시키는 수술로 O자형 휜 다리를 일자형 다리로 곧게 펴주는 수술법이다.

미용의 목적으로 시행하기도 하지만 주로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됐을 때 체중의 분산을 통해 통증을 감소시키고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예방하거나 늦추기 위해 시행한다.

나이는 비교적 젊은 경우(대체적으로 65세 이하), 무릎 안쪽에 퇴행성관절염인 경우 초·중기 관절염인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 예후가 좋다.

휜 다리 교정술은 초·중기 관절염 치료에서 관절염의 악화를 막거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 시기의 적절한 치료는 말기 관절염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고 관절염의 진행시기를 최대한 늦춰 가능하면 인공관절수술을 하지 않고 환자 본인의 관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술방법은 무릎 아래 경골 안쪽 뼈를 잘라주고(절골) 수술기구를 이용해 내측에서 필요한 각도만큼 벌린 후 다리 축을 일자로 맞춘 뒤 빈 공간에 인공뼈를 채워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견고하게 고정시켜주면 되는데 자신의 관절을 보존한 채 뼈의 세로축을 반듯하게 교정함으로 무릎 안쪽에만 집중되었던 체중을 무릎 전체로 골고루 분산시키는 원리이다.

이로 인해 통증은 감소시키고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도 늦출 수가 있고 본인의 관절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합병증과 부작용의 발생이 낮고 재활이 빠르며 치료기간이 짧다. 무엇보다 자기 관절을 보전할 수 있어 수술 후 운동이나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휜 다리 교정술에 있어 성공의 열쇠는 뼈를 얼마만큼 정교하게 잘라 가장 최적의 각도로 만드는데 달려 있다.

하지만 손으로 뼈를 자르다 보면 세밀하게 자르기가 어렵고 의도치 않은 관절 내 골절이나 혈관손상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정밀하게 뼈를 잘랐다 해도 정확한 교정 각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엑스레이(X-Ray)만 가지고 수술계획을 세우다 보니 너무 적게 벌리거나 혹은 너무 많이 벌려 경골골절이나 신경마비 등의 수술 후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어 의사들이 수술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아주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세계최초 로봇을 이용한 '휜 다리 교정술' 성공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원 소재 이춘택병원(병원장 이춘택) 부설연구소에서는 약 1년 여간 연구 끝에 지난 7월21일 세계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휜 다리 교정술에 성공했다.

68세 여자 환자로 3년 전 연골손상으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돼 중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단받은 상태며 오른쪽보다 왼쪽 다리가 약간 더 휘었고 무릎 안쪽으로 통증까지 심해져 절뚝거리며 걷게 돼 수술을 결심했다.

먼저 수술 전 준비과정으로 사전에 찍은 3차원 CT를 이용해 환자의 뼈 모양을 촬영 후 컴퓨터에 입력해 가상으로 수술계획을 세운다.

이는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절골의 위치를 찾아주고 이 절골의 위치를 기반으로 해 가장 적절한 교정 각을 제공하고 환자의 뼈의 모양에 따라 맞춤형 절삭경로를 만들어준다. 이로써 환자에게 가장 최적화되고 특화된 수술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수술에 들어가면 먼저 관절경을 통해 무릎 연골상태를 확인하고 사전에 수술계획을 세웠던 데이터를 로봇에 입력한 후, 뼈(경골)의 위치를 알려주는 정합과정을 거쳐 로봇 팔이 한치의 오차 없이 경골 뼈를 정확하게 깎아 수술을 진행한다.

특히 이 수술의 가장 어려운 과정 중에 하나인 후방경골표면 절삭을 로봇은 1mm 이내의 정밀도를 가지고 외측 피질골을 정확하게 절삭함으로써 수술 중의 안정성을 높여주고 지지대 역할을 하기 위한 외측 피질골을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에 맞추어 초승달 모양으로 6~7mm 정도를 정확하게 남겨두어 교정 시, 골절 등의 부작용의 위험을 크게 줄였다.

이렇게 교정한 후 사전계획대로 환자에게 맞는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견고하게 고정시켜주면 수술은 끝이 난다.

수술 후에는 약 5~7일 정도부터 보조기를 착용 후 목발보행을 시작하며 약 2주 후에는 퇴원이 가능하다.

무릎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원상복구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에 잘 관리해주어야 한다. 평소 관절이 손상되지 않도록 관절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삼가며 잘 관리해주고 이미 손상됐다 하더라도 다양한 치료방법을 통해 내 관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은 근위 경골 절골술 치료와 함께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져 O자 다리와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O자 다리에는 생활습관이 많은 도움이 된다. 딱딱한 바닥에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 짝 다리를 짚거나 장시간 서있기 등의 자세는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좌식생활을 하는 대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 등 입식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생활 중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고 걷기, 수영 등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운동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로봇수술, 최초를 넘어 최고로

이춘택 병원의 로봇수술은 이미 세계최고의 수준이다. 200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을 도입해 지난해 11월 세계최초로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수술 1만 명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뿐 아니라 부설연구소를 세워 독자 연구로 최소침습술, 정합과정 단축, 절삭시스템 개선 등 무수한 연구성과를 이뤄냈고 이런 성과로 인해  수술시간을 40%이상 단축(90분에서 50분)시켰고 절개 부위도 40%이상(18㎝에서 10㎝), 보행가능 기간은 수술 후 일주일에서 수술 당일로 확 줄었다.

기존에는 수술 후 3~6개월이 지나야 일상생활이 가능했지만 1개월 후면 가능했다. 중심축 정확도는 70%에서 100%로, 인대 균형은 70~80%에서 98%로 높아졌고, 인공관절 사용기간은 기존보다 5년이상 더 늘었다.

수술 정확도가 높아지니 20%나 됐던 재수술률은 1%로 확 줄었고 수술 만족도는 98%에 달했다. 또한 뼈를 깎아내는 속도를 확 줄인 절삭시스템은 '로봇을 이용한 관절 절삭시스템', 정합의 번거로운 단계를 없앤 정합시스템은 '객체 정합장치 및 그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2008년과 2013년 특허청에 등록됐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로봇시스템이 고유 기술로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안전성을 더욱 높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인증시험을 통과해 로봇으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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