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존재이유 보여주는 동료들에게 감사와 존경
상태바
우리의 존재이유 보여주는 동료들에게 감사와 존경
  • 병원신문
  • 승인 2015.06.26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정 삼성창원병원 간호사
나는 간호사다. 간호대학을 나왔고, 지금 나의 병원에 일한 오랜 세월동안 단 한 번도 다른 직업에 대해 헛꿈(?)을 꿨던 적이 없던 나다.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순수한 의미를 부여하며 자부심을 가지기도 했고,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사명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때는 이런 것들은 절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말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들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했다.

환자가 병원에 오면 새벽이라도 병원으로 복귀하는 많은 동료들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려고 쳐 놓은 바리케이트 안으로 당당히 들어가 보호복에 의지하며 환자를 부축하던 선배와 그 병실로 들어가 치료가 끝나기 전까지 나오지 않겠다던 의사도 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병원의 출입구를 사수(?)하기 위해 같은 질문을 외쳐대고 가끔 선별된 환자들이 불평하면 이해시키려 안간힘을 쓰는 동료들도 있다. 보호복을 착용하고 격리외래나 선별진료실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동료들도 있다. 며칠 밤을 꼬박 새웠는지 모를 동료들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노출여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이 많은 동료들은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할 만도 한데, 이들은 모두 ‘우리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불안한 기사들과 하루에도 몇 개씩 늘어나는 병원 폐쇄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기도 하고 때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그 뒤에는 가정을 버리고, 처절한 환경에서도 오로지 환자만을 지키고 있는 나의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자부심, 사명감을 눈으로 보여주는 그들에게,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는 그들에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