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난 건강염려증 일시적일 수 있어
하지만 메르스(MRE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병원 방문이 용이치 않고,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의 사망자가 잇달아 발생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불안감이 극도로 커졌다.
조 씨는 “홈쇼핑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며 “감염의 위험이 있을까봐 외출도 꺼려지지만 집안이라고 안전할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메르스 스트레스, 건강염려증으로 나타나기도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불안 증세가 야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불안감은 공황발작에 앞서 나타나는 예기불안과 유사하다. 예기불안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닥칠 것에 대해 미리 불안해하며 걱정하는 증상이다.
이 같은 예기불안은 외출을 하거나 타인과 접촉하는 상황에 앞서 불안, 초조, 불면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화되면 숨 쉬기가 불편하고, 가슴이 답답한 신체 증상까지 동반될 수 있다.혹시 모를 상황에 과도하게 대응하는 모습도 메르스로 인해 나타나는 불안 증세 중 하나다. 위생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건강에 좋다는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조 씨의 사례가 이에 속한다.
이기경 과장은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 대응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자가처방, 건강기능식품 맹신 등 확실하지 않은 방법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라며 “미신이나 민간요법에 기대는 경우도 이에 속한다”고 설명했다.지속되면 ‘강박’···전문가 치료 따라야
H+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호 과장은 “메르스 사태를 배경으로 전에 없던 건강염려증 증세가 나타났다면 이는 외부적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건강염려증은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상태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통이나 피로감 등의 경미한 증세만으로도 중병을 추정하거나, 병이 없다는 의사 및 전문가의 진단에도 불안감을 느낀다면 건강염려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같은 증상으로 여러 병원을 방문하거나 건강보조제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것도 건강염려증의 일환이다.
건강염려증이 의심될 때는 질병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일관된 기준을 갖고 대해야 한다. 전문가의 공인된 정보를 따르며, 병리적 검사를 바탕으로 한 진단에 의거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담당 주치의를 확보하고 주치의와 상의 후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질병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적절한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H+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기경 과장은 “건강염려증의 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원인과 관계없이 외부환경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강박이나 자신의 상태가 통제되지 않는 데서 오는 우울감 등 또 다른 정신과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이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 : H+양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