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구성원에게 기여하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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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구성원에게 기여하는 병원'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5.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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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미 대구파티마병원장 "의사들이 인술 펼칠 수 있는 여건 마련 위해 노력하겠다" 밝혀
의료정책에 대한 적극적 의견개진과 아울러 병원발전 전략 마련에도 최선의 노력 기울여
▲ 박진미 병원장<사진>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잠시도 얼굴에서 온화한 미소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심지어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도 예의 그 미소는 빛을 잃지 않았다.
“환자와 병원 구성원들에게 기여하는 병원으로 운영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부대사업이 아니라 진료수입만으로 병원 경영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의료가 헌신보다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 큰 손실입니다. 의사들이 인술을 펼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임기 동안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난해 8월29일 제8대 대구파티마병원장에 취임한 박진미 병원장(아니타 수녀)은 최근 본지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은 병원경영 계획을 소개했다. 박진미 병원장은 병원장에 취임하기 직전까지 대구파티마병원 간호부장을 역임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박 병원장은 간호부장 경력과 관련해 “진료에 대한 이해가 병원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환자 경험관리와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혁신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해 환자중심병원, 진료전문병원이 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병원이 환자가 중심이라고 얘기하지만 이는 다시 말해 그렇게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구파티마병원의 재단인 베네딕도수녀회의 덕목이 바로 환자 중심인 만큼 환자와 내부고객인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섬기겠다”고 말했다.

1970∼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구지역에서 가장 높은 급여수준과 근무여건을 자랑했던 대구파티마병원이 건강보험제도 도입과 의료전달체계 개편 이후 진료수입 감소로 타 병원에 비해 구성원에 대한 대우가 열악해진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는 박 병원장은 당장 급여를 최고수준으로 제공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대구 최고의 복지혜택을 부여하는 병원을 만들어 그동안 구성원들이 보여준 노고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미 병원장은 의료정책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전공의 수급과 관련해 앞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전문의 중심의 진료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경우 진료의 질은 높아지겠지만 경영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소속 의사들이 후학 양성의 보람을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를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그는 지역 전공의 총정원제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지역사회 안에서 전공의를 공유해서 운영한다면 전공의가 다양한 의료현장에서 더 많은 환자를 경험할 수 있음은 물론 지역 내 수련의료기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박진미 병원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지역 총정원제를 강제조항으로 규정하면 수련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후학 양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그는 말했다.

박진미 병원장은 “대구파티마병원은 지역사회에 의료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만큼 수익을 바라고 운영되는 병원이 전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환자와 구성원들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는 병원의 발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동대구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의료관광 등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 병원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소개했다.

그는 병원이 진료수익만으로 운영될 수 없는 수가구조가 하루 속히 개선돼 의료진이 제대로 된 진료를 하면서 과실 없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가 물질적인 가치로 대체되면 그 손실은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의사들이 인술을 펼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절실하다고 박 병원장은 강조했다.

또 신생아집중치료실의 경우도 정부가 지정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신생아 심장부문 인력은 정부 차원에서 육성해야 하며 이에 대한 지원 역시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박진미 병원장은 지방 종합병원이 겪는 소외감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정부의 관심과 개선책 마련을 요청했다. 국가지원금을 받는 센터 선정에서의 불이익은 물론이고 3대 비급여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도 지방 종합병원은 전혀 배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대구파티마병원은 전국적으로 분만 건수가 가장 많고, 산부인과와 소아과, 신생아 분야에서 타 병원에 뒤지지 않는 치료성적 등을 보여왔지만 국가지원금 공모에서는 대부분 대학병원이 우선 선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또 의료관광 활성화를 성장동력으로 표방하고 있는 정부가 대학병원 중심의 지원에 그침으로써 지역사회 내에서 의료관광 분야를 선도하면서 이미 선점하고 있는 종합병원의 의욕을 꺾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의료광고 심의과정에서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심의가 신속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아울러 밝혔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마치 ‘엄마’처럼 인자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던 박진미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친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환자를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섬기는 문화가 정착돼 온 만큼 가장 큰 자산은 ‘신뢰’라 할 수 있다”며 “대구파티마병원의 조직문화가 향후 사회문화의 품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파티마병원은 최근 (사)메디시티대구협의회 산하 의료서비스개선위원회에서 주관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친절우수병원’에 선정된 바 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최근 ‘섬김과 돌봄으로 생명존중의 전인치유를 수행한다’는 가치선언과 함께 이를 위한 4가지 정책방향으로 △진료의 집중화, 차별화, 특성화(진료 특화분야 발굴, 진료프로세스 표준화) △경영개선(목표관리, 성과중심의 예산제도) △고객경험관리(환자중심의 프로세스, 하드웨어, 휴먼웨어) △조직활성화(부서 간 연대성 증진, 행복한 일터 만들기)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1977년 경북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한 박진미 병원장은 1977∼1984년까지 경북대학교병원에서 근무했고 1986년 경북대학교에서 간호학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1998년까지 대구파티마병원에서 근무했고 1999년부터 2000년까지 Saint Anthony Medical Center(미국 인디애나주)에서 병원행정 연수를 거쳐 2006∼2010년 창원파티마병원 행정부원장을, 2010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대구파티마병원 간호부장을 역임했다.

▲ 750병상 규모의 대구파티마병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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