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스켈리톤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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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켈리톤 키
  • 윤종원
  • 승인 2005.08.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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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1. 임종을 앞둔 노인 벤(존 허트). 다락방에 올라갔다가 뇌졸중을 일으키고, 이후 식물인간에 가까운 몸 상태로 멍하니 먼 곳만을 응시하고 있다. 그가 무서워하는 것은 거울,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인물2. 왠지 탐욕스러워보이는 벤의 부인 바이올렛(지나 로우랜즈). 후두(Hood, 미국 남부 지방의 주술 미신)를 믿어 다락방에 유령이 산다고 생각하고 있다. 외부인들에 대해 불신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 혹시 남편의 재산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도 든다.

인물3. 벤의 유산 관리 변호사 루크(피터 사스가드). 깔끔하고 지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 젊은 남자. 벤의 임종을 돕기 위해 신문에 광고를 내 벤의 호스피스(임종 간병인)를 모집한다. 미신에 휩싸여 있는 벤이나 바이올렛과 달리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 믿을 만하다.

도시의 한 병원에서 호스피스로 일하고 있는 캐롤라인(케이트 허드슨)은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을 단순한 돈벌이 취급하는 병원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죽음의 의미가 그에게 남다른 것은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이다. 한때 방탕한 사춘기 시절을 보냈던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

결국 병원을 그만두고 그가 새로 맡은 일은 개인 간병인. 간병인을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캐롤라인은 남부 루이지애나의 늪지대에 위치한 오래된 대저택을 찾는다. 그 곳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은 죽음을 앞둔 벤과 부인 바이올렛, 그리고 변호사 루크. 뭔지 모를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그녀는 바이올렛으로부터 만능 열쇠(스켈리톤 키)를 건네받는다.

여름 극장가에 공포영화의 개봉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공포영화 "스켈리톤 키"(Skeleton Key)가 19일부터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깜짝깜짝 놀래키는 식의 호러 영화라기보다는 유령으로부터 쫓기는 스릴러와 얽혀 있는 인물들 틈에서 유령의 실체를 찾아가는 미스터리의 요소가 풍부한 공포영화다.

꽤나 긴장감 있는 줄거리와 앞뒤가 잘 들어맞는 미스터리, 그리고 설득력 있는 반전을 통해 영화는 관객에게 수수께끼를 찾아가는 추리의 재미와 유령으로부터 쫓기는 심리적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결국 마지막에는 관객의 뒤통수를 서늘하게 만든다.

영화 속 공포가 실감이 나는 것은 늪 사이에 덩그렇게 솟아 있는 저택이라는 영화의 배경과 탄탄하게 짜인 줄거리와 연출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연 덕이 크다.

"올모스트 페이머스",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의 케이트 허드슨도 전작들의 평균 이상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노장 지나 로랜즈와 존 허츠의 호연 역시 영화를 힘있게 만든다. 영화는 좋은 연기와 짜임새 있는 줄거리, 효과적인 연출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보기 드문 수작 공포물이다.

멍한 표정의 벤과 수상한 것으로 가득 한 바이올렛, 그리고 집안 곳곳에 있는 미신의 흔적. 캐롤라인은 스켈리톤 키를 가지고 집안 곳곳을 찾아보던 중 다락방 한군데만 문이 안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이올렛의 설명은 오래 전 그 집에 살던 흑인 후두 주술사들이 주인에게 억울하게 살해된 뒤 유령이 됐고 이후 그 곳에 살고 있다는 것.

캐롤라인은 두려움에 휩싸인 벤을 구해내려고 애쓰는 한편, 저택에 숨은 음모의 실체를 찾아나선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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