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명물 백조커플, 알고보니 모두 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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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명물 백조커플, 알고보니 모두 암컷
  • 윤종원
  • 승인 2005.08.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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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금실좋은 백조 한 쌍이 모두 암컷으로 밝혀져 다양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ABC 뉴스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시민공원의 호수에 백조들이 돌아오는 봄이면 보스턴 시장이 앞장서는 퍼레이드에 수많은 어린이들이 백조와 오리 복장으로 참가할 정도로 이들은 이미 이 도시의 전통이 되고 있다.

이들의 겨울철 보금자리인 뉴잉글랜드 동물원의 프랭크 비올 관장은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사이가 좋은 `로미오와 줄리엣" 커플을 관찰한 결과 "이들은 둥지도 함께 틀고 알도 함께 품었으며 텃세권도 함께 지켰다"며 이들은 평생 짝으로 지내온 암수 한 쌍의 특징적인 행동들을 모두 보여 주었다고 밝혔다.

아무도 몰랐을 뻔한 이들의 동성애 행태가 밝혀진 것은 결국 알 때문이었다.

이 커플이 지난 2년동안 알을 낳고 번갈아 알을 품으며 지키자 시민들은 아기 백조가 태어나기를 고대했지만 알은 부화되지 않았다.

결국 의심을 품은 공원 관계자들이 알을 실험실로 보내 조사한 결과 알들은 무정란으로 밝혀졌고 비올 박사는 성별 검사를 통해 두 마리 모두 암컷임을 밝혀냈다.

공원측은 보스턴 글로브 기자가 검사 결과를 추궁할 때까지는 이같은 사실을 비밀에 부치다가 마지못해 공개했다.

이에 대한 보스턴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매사추세츠주가 미국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주라는 점을 들먹이며 이 백조 커플이 관용의 상징이라고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시 당국이 "진짜 로미오"를 사들여 짝을 지어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비올 박사는 "백조는 평생 해로하는 동물이어서 지금 수컷을 새로 들이면 쫓겨날 가능성이 크다"며 아무런 조치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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