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유방암 위험 예측 도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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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유방암 위험 예측 도구 개발
  • 박현 기자
  • 승인 2014.07.0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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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암 위험을 자각적으로 인지함으로써 개인의 건강관리
국가나 사회 전체의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

한국인 여성의 개인별 유방암 발생률을 직접 계산할 수 있는 예측도구가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본인 나이, 유방암 가족력, 초경연령, 첫 출산 연령, 폐경여부, 모유 수유여부, 경구피임약 복용여부, 육체활동량이나 비만도 등 유방암 위험요인을 입력하면 향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알 수 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수경 교수, 국립암센터 박보영 박사가 책임연구자로 개발한 이 도구는 서울의대 강대희·유근영·최지엽·신애선 교수팀과 외과학교실 노동영·한원식 교수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팀이 지난 13년간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한 결과이다.

연구팀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유방암 환자 4천601명(비교군)과 건강한 일반인 4천647명(대조군)을 대상으로 유방암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여성의 연령별 유방암 발생률을 고려해 50세 전후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50세 이하에서는 △정상인에 비해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자는  1.12배 △초경 연령이 17세 이상에 비해 13~16세는 1.44배, 13세 이전은 1.87배 △폐경 후에 비해 폐경 전은 1.74배 △첫 출산 연령이 24세 이전에 비해 24~30세는 1.16배, 31세 이상은 1.25배, 출산 미경험자는 1.08배 △모유수유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자에 비해 0~6개월은 1.25배, 모유수유 미경험자는 0.93배 △경구 피임약 미경험자에 비해 유경험자는 1.24배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자에 비해 주 1회 미만인 자는 1.33배 유방암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50세 이상에서는 △정상인에 비해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자는 2.01배 △초경 연령이 17세 이상에 비해 13~16세는 1.53배, 13세 이전은 2.4배 △폐경 연령이 44세 이전에 비해 45~49세는 1.34배, 50~54세는 1.36배,  55세 이상은 1.62배, 폐경 전이면 2.5배 △임신 유경험자에 비해 무경험자에 비해 1.88배 △체질량지수가 25 미만에 비해 25~29.9는 1.16배, 30 이상은 2.28배 △경구 피임약 무경험자에 비해 유경험자는 1.52배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자에 비해 주 1회 미만인 자는 1.84배 유방암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50세 이상인 사람은 50세 이상 위험도만 계산하면 된다. 50세 이하인 사람은 50세 이하와 50세 이상 위험도를 각각 계산하면 된다.

예컨대 45세 여성이 유방암 가족력이 없으면서 초경연령 12세, 폐경 42세, 출산, 모유수유, 피임약 경험이 없으면서 BMI=26,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은 경우 내원했을 때의 위험도는 2.50이고 50세 때의 위험도는 9.63이다.

위험도를 연구팀이 개발한 유방암 발생 절대위험도 추정치(별첨1)에 대입하면 유방암 발생률을 알 수 있다. 예컨대 30세 여성이 내원 시 위험도가 2, 50세 때의 위험도가 20이면, 유방암 발생률은 40세까지 0.35%, 50세까지 3.31%, 60세까지 8.81%, 70세까지 11.16%, 80세까지 12.12%이다.

연구팀은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한국형 유방암 예측도구'와 미국의 유방암  예측도구인 '게일모델'을 대규모 일반 인구 집단인 '한국인 다기관 암코호트(KMCC, 책임연구자 유근영 교수)'와 '국립암센터 코호트(KNCCC)'에 직접 적용했다.

두 집단에서는 일반인들이 유방암 위험 요인에 얼마나 노출됐고 유방암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장기간 추적 관찰한 정보가 있어서 예측도구를 적용하면 그 정확도를 알 수 있다.

'게일모델'을 한국인에게 적용한 결과 유방암 환자군보다 정상인에서 유방암 발생률이 더 높게 산출됐다. 즉 한국인의 유방암을 예측 하는데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형 유방암예측도구'를 적용한 결과 유방암 환자군이 정상인에 비해 유의하게 더 높은 유방암 발생률이 산출됐다.

1989년 미국국립암연구소(NCI)에서 서구인의 개인별 유방암 예측 도구인 '게일(Gail)의 Breast Cancer Prediction Model'이 발표된 이후 한국의 유방암 연구진도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형 유방암 예측 도구'를 만들려고 했지만 충분한 크기의 유용한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워 10여 년을 기다려 왔다.

유근영 교수는 “이 연구는 최근에 국립암센터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한국인 암의 위험요인 기여위험도(PAF)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암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전략수립에 획기적인 이정표가 되는 업적으로 한국의 암 예방 연구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올라 있음을 보여주는 개가이다”고 말했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의하면 2011년 한해 1만5천942명의 여성이 유방암에 걸렸다. 여성에서 발생한 전체 암 중 14.8%를 차지하며 갑상선암(31.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유방암은 예방과 함께 조기발견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국제적 권위의 전문학술지인 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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