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의학'의 역학관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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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의학'의 역학관계 조명한다
  • 박현 기자
  • 승인 2012.11.0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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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제6회 심포지엄 개최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원장 정준기,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은 11월9일(금)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대병원 임상 제2강의실에서 제6회 병원사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전쟁과 의학'이다. 의학은 수많은 사람에게 죽음과 고통을 가져다 주는 전쟁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의학사상 위대한 발견과 혁신들 가운데는 전쟁을 거치면서 태어난 것들이 많다. 도처에 짙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에서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의료인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11월9일(금요일)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동서고금의 전쟁과 의학이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 10편의 발표를 통해 살펴 본다.

먼저 기조강연에서는 구대열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국제정치학)이 '인간과 전쟁 : 정치학자가 본 전쟁'을 주제로 발표한다.

구 교수는 전쟁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왜 인류 역사에서 끊이지 않고 전쟁이 일어나는가에 대해 국제정치학 이론을 인용해 설명한다.

그리고 전쟁이 빚어내는 참상에 인간이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를 고금의 사례를 들어 보여줌으로써 전쟁과 의학의 관계라는 심포지엄의 주제에 대한 논의의 물꼬를 터 준다. 대한의학회 회장과 한국의학한림원 회장을 역임한 지제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의 좌장을 맡는다.

1부에서는 김옥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교수가 '전쟁과 의학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한다.

김 교수는 고대 로마 제국의 체계적인 군의 제도에서 출발해 19세기 군진의학의 발달을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중 자행된 인체실험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에서 전쟁과 의학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어서 김석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학교실 교수가 '전쟁과 외과학의 발전'에 대해 발표한다.

김 교수의 발표도 고금의 서양의학에서 전쟁이 의학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다. 특히 외과학과 성형외과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6.25전쟁과 같은 우리나라의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전쟁과 의학의 상관관계가 우리에게서 먼 이야기가 아님을 느끼게 해 준다. 김유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1부의 좌장을 맡는다.

2부의 첫 연자인 성영곤 관동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아테네 역병'에 대해 발표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고대 그리스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됐는데 전쟁의 한 당사자였던 아테네에 창궐했던 역병은 그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분수령이 됐다.

성 교수는 이에 주목해 아테네 역병의 경과와 영향을 설명하고 현대 의사학자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소개해 준다.

이어서 이재담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교수가 '나폴레옹전쟁과 근대의학'을 주제로 발표한다. 나폴레옹이 벌인 수많은 전쟁의 이면에는 당대 프랑스 의사들의 활약이 있었다.

이 교수는 프랑스혁명 전후 프랑스 의학을 선도했던 의사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나폴레옹전쟁기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소개한다.

또한 워털루전쟁의 승패와 나폴레옹의 사망 원인 등에 대해서도 의사학적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세 번째 연자 이종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서구와 열대와의 전쟁 : 현대 서구의학의 정체성'을 다룬다.

서양인들이 의학의 힘으로 열대의 풍토병을 극복하면서 제국주의 서구 열강은 열대를 장악할 수 있었고 다시 의학의 이름으로 열대 사람들의 생활을 통제하고 개조했다.

뿐만 아니라 열대의 질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균설이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점에서 열대는 현대 서양의학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하는 거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을 역임한 김건상 중앙대학교 명예교수가 2부의 좌장을 맡는다.

김정은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가 '전쟁 속의 간호의 역사'를 주제로 3부의 막을 연다.

김 교수는 의료 현장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간호인들이 역사 속의 전장에서 어떠한 자리를 차지해 왔는지 개괄하고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활약한 크리미아 전쟁을 비롯해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세계대전 등이 간호의 이론과 실천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본다.

이어서 김상태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교수가 '회고록을 통해서 본 의료인들의 6.25전쟁 체험'을 주제로 발표한다.

의료인도 인간이기에 전쟁의 와중에서 나름의 고초를 겪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6.25전쟁은 동족상잔의 전쟁이었으므로 남이냐 북이냐 선택을 강요받는 일도 흔했고 그 선택에 대한 논란도 전쟁이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이어졌다.

김 교수는 21명의 의료인의 회고록을 분석하여 6.25전쟁이 의사들의 삶과 그들의 의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재구성해 보여준다.

다음으로 김애양 은혜산부인과 원장은 '세계 명작 속에 나타난 전쟁과 의학'에 대해 강연한다.

수필가이기도 한 김 원장은 한국을 포함한 동서양의 전쟁문학을 폭넓게 소개하면서 그 작품들이 의학과 의료인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보여준다.

또한 그 안의 의학적 내용을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문학이라는 그릇이 전쟁과 의학을 어떻게 담아내는지 설명한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3부의 좌장을 맡는다.

심포지엄의 대미를 장식하는 4부는 황상익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교수의 '전쟁과 의학, 그 패러독스'이다.

황 교수는 전쟁과 의학이 영향을 주고받은 역사적 사례를을 소개하며 기왕의 논의를 정리하고 이어서 전쟁이 인간에게 끼치는 해악에 대해 구체적 사례를 들어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참혹한 전쟁을 막아내고 전쟁이 남기는 상처를 치유하는 데 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함을 환기하고 있다. 의학역사문화원장 정준기 교수가 마지막 세션의 좌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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