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전에 예약해 겨우 연주했어요
상태바
두달 전에 예약해 겨우 연주했어요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0.12.07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국대병원 정오의 음악회 인기…연주 자원봉사자 잇달아

12월2일 건국대학교 병원 지하 1층 피아노 라운지...

환자와 보호자, 병원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피아니스트 배소림 씨와 소프라노 김현나 씨가 펼쳐내는 브람스와 라벨의 화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피아니스트 배소림 씨(32세)가 건국대학교 병원에서 첫 자원봉사를 한 건 지난 9월.

첫 연주 이후 매달 자원 봉사를 하겠다는 그의 결심은 쉽게 실행될 수 없었다. 건국대학교병원 연주자원 봉사를 위해 대기 중인 연주자들이 많아 2달 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2달을 기다려 이날 다시 연주에 나선 배씨는 “무대에서의 연주는 가끔 관객과의 단절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연주를 즐길 수 있어 좋다”면서도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음악인들이 많아 연주를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놀랐다”고 말했다.

배 씨는 그러면서 “처음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잠시나마 위로와 평안을 준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이곳의 새로운 분위기가 제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며 연주봉사가 결코 타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2005년 9월에 시작해 어느덧 1천1백회를 훌쩍 넘긴 건국대학교병원 '정오의 음악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정오부터 건국대학교병원 지하 1층에서 한 시간 동안 이어지는 '정오의 음악회'는 자원봉사자들의 열띤 호응 덕분에, 병원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멋진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음악회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연주자 순서를 정하고 있다. 카페회원은 4백 명이 넘는데 학생에서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순수 자원 봉사자들이지만 음악수준이나 경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유명한 뮤지컬의 음악 감독, 독일의 한 국립대학 음대를 최우수로 졸업하고 많은 국제대회 경력을 쌓은 피아니스트, 국내와 해외 주요 콩쿠르 입상자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또 연주 분야도 다양해 클래식 피아노 연주는 물론 재즈와 뉴 에이지, 국악, 탭댄스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하고 있으며, 독주와 합주, 소규모 오케스트라, 오페라 전문 합창단, 국악 실내악단 등 연주자 규모도 폭넓게 분포돼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관계자는 “두 달 전부터는 병원 내 리모델링 관계로 연주공간이 협소해져 지금은 피아노 솔로나 3중주, 4 중주 위주로 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내년 초 병원이 새롭게 단장하게 되면 확 트이고 쾌적한 공간에서 다양한 장르의 '정오의 음악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