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있는 이상한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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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있는 이상한 뼈
  • 이경철
  • 승인 2008.1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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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골하 부골 생소한 질환 주목
겨울 스포츠 시즌을 앞두고 관절 부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비골하 부골"이라는 생소한 질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자신이 "비골하 부골"이라는 것을 인식 못 할 뿐만 아니라 치료도 수술적 방법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비골하 부골"은 흔히 종아리뼈라고 부르는 비골 아래, 즉 복숭아뼈와 발목 근처에서 종종 발견되는 추가적인 뼈를 말한다. 정상적인 뼈가 아니고 추가로 존재하는 뼈라고 해서 영어로는 "액세서리 본(accessory bone.부골)"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실 부골은 정상인 중에서 선천적인 경우(부주상골)를 포함해 약 20% 정도나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보통 10세 전후에 나타나 20세 정도에 형성이 멈춘다고 한다.

모든 부골이 통증을 유발하거나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비골하 부골의 경우는 자칫 가볍게 여겼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의의 지적이다. 특히 발목을 다치기 쉬운 겨울철에는 더욱 그렇다고 한다.

인천나누리병원 정형외과 황필성 과장은 "최근 스포츠 인구가 늘면서 일반인 중에서도 발목 부상 환자가 많다"며 "특히 비골하 부골이나 부주상골 등 원인 불명이나 선천적으로 발목 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 골격이 완성되는 청소년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골하 부골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주변 인대 손상이나 발목 관절의 불안정화를 일으켜 발목에 잦은 염좌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골이 점점 자라면서 주위에 감싸고 있는 인대를 늘리거나, 고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 발목 관절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과장은 "만약 성인 이후 비골하 부골이 문제를 일으켰다면, 발목 관절과 인대는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질환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보통 우연히 X-레이 촬영을 하다가 발견할 정도로 사전 진단도 어렵다. 치료법도 현재로서는 수술적 치료가 최우선이라는 게 학계의 의견이다.

최근에는 비만이 비골하 부골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운동 부족으로 약해진 발목이 불어나는 체중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면서 이 질환이 생겼다는 주장으로, 이 때문에 일부 전문의들은 "비골하 부골에 의한 부상"을 선진국형 질병이라고도 부른다.

수술요법으로는 부골의 위치를 옮겨 고정시켜주거나, 아예 제거하는 수술 등이 있다. 하지만 수술을 할 때는 인대 복원술 또는 재건술을 함께 해야만 완전한 치료가 가능하다.

복원술과 재건술의 차이는 인대 상태에 따라 다르다. 인대 손상 상태가 심하지 않아 간단한 봉합술만으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게 복원술이고, 손상 상태가 심각해 다른 인대를 이식하거나 다른 신체 부위로 대체하는 게 재건술이다.

예전에는 수술 시간도 오래 걸리고 환자에게도 부담이 됐지만 최근에는 관절경을 이용함으로써 출혈도 적고, 수술시간과 회복시간이 많이 단축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황 과장은 "보통 운동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선수 생명 보호를 위해 정기적인 병원 검진을 통해 조기 수술을 받지만 일반인들은 평생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때문에 오히려 운동 선수보다 심각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큰 만큼 비골하 부골 증상에 해당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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