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등급 확대, 사실상 입원료 인하
상태바
간호등급 확대, 사실상 입원료 인하
  • 김완배
  • 승인 2006.12.22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원급 의료기관, 연간 3천만원에서 1억2천만원 입원료 수입 줄 듯
정부의 간호등급가산제 확대방침에 병원계가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간호등급을 현행 6 등급에서 7 등급으로 확대하고 7 등급으로 분류되는 병원의 경우 입원료에서 5%를 삭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건강보험 요양급여 행위 및 그 상대가치점수 개정안을 내놓았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중에서 6등급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병원은 30%도 채 안될 것으로 보여 대다수의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7 등급 기관으로 전락해 사실상 입원료 수가를 5% 깎이는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기준으로 6등급으로 분류돼 있는 병원의 비율은 97.6%. 병원계 관계자들은 7등급이 신설되면 90%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7 등급으로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급성기병상중 1 병상당 간호사수는 0.21명. 우리나라 병원이 대부분 3 교대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1 병상당 담당 간호인력은 0.07명으로 간호사 한사람이 14 병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병상당 간호인력은 0.13명으로 간호인력난이 가장 심각한 상태이며 종합병원은 0.28명, 3차 기관인 종합전문병원은 0.35명 선으로 추계된다.

#병원급 의료기관, 사실상 수가인하

이번 복지부가 내놓은 간호등급가산제 개선안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중소병원이지만, 종합전문병원들도 종합병원에 비해 수가수준이 떨어져 수가가 역전되는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져 3차 기관들의 문제제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가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3차 기관과 요양병원, 의원, 한의원을 하나로 묶고 종합병원, 병원, 한방병원을 별도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병원계는 종합병원의 경우 70%, 병원의 90% 이상이 기준대로 간호인력 충원을 하지 못할 경우 종합병원은 연간 1억2,000여만원, 병원급은 연간 3,000여만원의 입원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병원장들은 “간호등급 확대는 사실상 입원료 인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력히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중소병원장은 “간호사 인력난이 심각해 간호사를 구할 곳이 없다. 병원들이 모두 기준에 맞춰 간호사 인력을 갖추려면 간호사 배출을 늘리거나 현재 간호사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간호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호사 인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법에서 정한 기준에만 맞추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수가를 깎겠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간호사 7만5천명 ‘장롱면허’, 간호사 인력난 심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집계한 전국 요양기관 인력현황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간호사 인력은 간호사 9만4,000여명에 간호조무사 9만5,000여명. 의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호인력기준을 충복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한간호협회 간호정책연구소가 보건복지부 운영지원팀 면허계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정보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자격징수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분석한 ‘분야별 활동간호사 및 유휴 간호사 현황조사’에 따르면 올해말 현재 우리나라 간호사는 모두 22만5,385명이며 이중 36.8%인 7만5,362명이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장롱면허’로 나타났다.

유휴 간호사는 평균 38세로, 결혼이나 임신, 자녀양육 등의 문제로 현업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양육문제, 불규칙한 근무시간, 과중한 업무, 낮은 임금 등의 이유로 유휴 간호사들이 취업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각급 병원들이 필요한 간호사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3년제 간호대학들이 4년제로 전환하면서 1년간의 신규 간호사 배출에 공백이 생겨 간호사를 구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년간 유예 또는 간호조무사 대체 인정해야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철수)는 간호사 인력난속에서 간호사 인력기준을 강화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최소한 신규 간호사가 정상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기간동안 만큼이라도 적용을 미뤄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3년제 간호대학이 4년제로 전환됨으로써 발생하는 신규 간호사 배출에 따른 공백기간을 감안해 달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병원들은 그동안 간호인력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간호등급가산제 확대보다는 간호조무사 비중을 확대하거나 보험수가 기준에서 간호조무사 인력도 간호인력으로 인정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