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우리 아빠가 갱년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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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우리 아빠가 갱년기라구요?
  • 윤종원
  • 승인 2006.11.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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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성 갱년기장애라고 하면 50대 이후의 남성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40대에서도 갱년기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남성들의 과도한 음주와 흡연,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은 정상보다 일찍 남성 호르몬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갱년기를 앞당기게 된다. 실제로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 세인트루이스 의대 노인의학부 존 몰리(John E. Morley) 교수는 "한국은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아 많은 남성들이 갱년기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치료를 받는 사람은 아주 적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모임과 술자리가 잦아지는 요즘, 남성 갱년기 증상을 줄이기 위한 요령을 전문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 "남성 갱년기" 주의 깊게 살펴야 =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0년에 7.8%였던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00년에는 11.2%로 늘었고 2020년에는 22.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남성들은 여러 사회적․환경적 요인으로 30~40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갱년기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흔히 갱년기는 여성에게만 국한되는 것으로 여겨 평소 증상이 나타나도 의심조차 하지 않는 남성들이 많다. 하지만 갱년기는 육체적 퇴화 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까지도 동반하는 질환이다. 남성들도 갱년기에 대한 각별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몰리 교수는 "남성의 갱년기 증상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폐경과 함께 급격한 호르몬 감소를 경험하는 여성과 달리 호르몬이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 호르몬의 감소가 갱년기를 부른다 = 일반적으로 45세 이상 중년 남성에서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3ng/㎖ 미만일 때 남성 갱년기로 정의된다. 갱년기 증상은 노화와 함께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부신 남성호르몬,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 감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대표적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경우 20세를 넘기면서 해마다 1%씩 줄어들고 성욕감소, 무기력감 상승, 근육량 및 근력감소, 복부 비만 등의 각종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개개인에 따라 호르몬이 감소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호르몬 수치만 측정해서는 갱년기 증상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의들의 분석이다.

남성 갱년기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 영양 상태, 비만, 계절 변화에 따라 호르몬 감소가 일어나는 환경적 요인 등이 있다. 또한 고혈압 같은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고지혈증, 간질환 등의 만성 질환 및 연령 증가로 인한 뇌.고환의 노화로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신체적 요인도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 다양한 갱년기 증상..포괄적 진단이 필요하다 = 남성 갱년기 증상은 정신적, 육체적, 성적인 3개 영역에 걸쳐 나타난다. 심리적 증상으로는 실망감, 우울증, 불안, 신경 쇠약 등이 있고, 신체적 증상으로는 근력 약화, 수면장애,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성적 증상으로는 테스토스테론의 감소와 함께 성욕 및 성기능 장애가 대표적이다.

갱년기에 접어들면 제지방(체중에서 지방 이외의 양을 측정한 수치)과 근육량, 근력 감소가 나타나고 체지방의 증가에 따라 심혈관계 질환이나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성 질환 등이 생긴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광범위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검사법으로도 남성 갱년기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는 없다. 노화의 가장 큰 변화로 성호르몬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만 남성의 갱년기는 생리적인 노화과정을 포괄적으로 다뤄야 하는 만큼 호르몬 이외의 사회문화적인 요소와 개인의 가치체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의 지적이다.

남성 갱년기를 진단하는 경우 가족력을 알아보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이는 질병의 예방이나 조기치료에 도움이 된다. 가족력에 해당하는 질병에는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악성 종양 등이 있다.

신장(㎡)을 체중(㎏)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는 보통 18~25면 정상, 25~30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 40 이상이면 과도비만으로 분류된다. 갱년기 증상과 관련 있는 심혈관계 위험인자 중 흡연, 고혈압, 당뇨병, 운동부족,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은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이 가장 중요 = 남성 갱년기 치료로는 운동요법과 식이요법,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있다.

먼저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등은 남성 갱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등산은 다리․ 허리 등 하체를 중심으로 하는 전체 근력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 개선과 폐활량 증가 등에도 좋은 운동이다. 특히 40대 이후 남성에게 적극 권할만하다.

운동을 하면 여러 이점이 있지만 남성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남성 갱년기에 매우 유익하고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또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압, 혈당, 체지방량을 감소시켜 심혈관계 질환을 줄인다.

올바른 식생활은 갱년기 남성의 건강을 유지하고 여러 가지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필수인 만큼 과식과 편식을 피하고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선한 야채, 서로 다른 색깔의 과일, 콩으로 만든 식품 등을 섭취하고, 설탕이나 소금, 패스트푸드는 줄이거나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호르몬 치료에는 먹는 약과 주사제, 피부에 바르거나(경피제) 피하조직에 삽입하는 형태(implant)가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골(骨) 분해 속도를 늦추고 골무기질 밀도를 증가시킨다. 또한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제지방 체중을 늘리는 역할도 한다. 심혈관에 대한 효과로 혈중 콜레스테롤 및 저밀도지질단백질이 감소하게 된다. 공간인지능력과 언어구사능력, 기억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호르몬 보충요법의 부작용으로 적혈구 증가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적혈구 용적률 증가는 혈관에서의 혈전색전증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흔하지는 않지만 무호흡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호르몬 보충요법 때문에 양성전립선비대나 전립선암의 위험성이 증가하는지에 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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