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는 감소하는데 한의과 진료비는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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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는 감소하는데 한의과 진료비는 상승한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7.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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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자동차보험위원회, 최근 5년 교통사고 건수 및 의과·한의과 진료비 비교
한의과가 의과보다 경증환자 진료비 3~4배 높아…전체 자보 진료비도 1.4배 차이
지난해 자보 청구기관 2만998개소 중 한방병원·한의원이 58.64% 차지하고 있어
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위원회 이태연 위원장(왼쪽)과 이성필 간사. ⓒ병원신문.
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위원회 이태연 위원장(왼쪽)과 이성필 간사. ⓒ병원신문.

국내 교통사고 건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한의과의 자동차 보험 전체진료비는 통제를 벗어나 여전히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의과는 의과에 비해 경상 환자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진료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 자동차보험 청구기관 총 2만여 개소 중 한방병원 및 한의원이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의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위원회 이태연 위원장과 이성필 간사는 최근 의협회관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5년간의 의과·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 현황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우선,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교통사고 발생 건수, 경상자 수, 중상자 수는 지속해서 감소했다.

실제로 2019년 22만9,600건이던 교통사고 건수는 2022년 19만6,836건으로 줄었고 경상자 수도 24만5,524명에서 21만2,430명까지 주저앉았다.

중상자 수의 경우 2018년 7만4,258명에서 2022년 5만1,715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해 의과의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매년 감소하고 있으나 한의과 진료비는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게 의협 자보위원회의 지적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2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21년 한의과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가 처음으로 의과를 추월한 바 있다.

당시 의과는 1조787억 원인 반면 한의과가 1조3,066억 원을 기록해 2,279억 원가량의 차이가 났던 것.

2022년에 들어 더욱 격차가 벌어져 의과는 1조439억 원, 한의과는 1조4,635억 원으로 그 차이는 4,196억 원까지 확대돼 약 1.4배의 차이가 났다.

종별 자동차보험 청구기관 현황
종별 자동차보험 청구기관 현황

전체 진료비뿐만 아니라 입원 및 내원일수, 건당 진료비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의과가 의과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한의과 경증환자 진료비가 의과보다 약 3~4배 높은 양상이 뚜렷해졌다.

종별 자동차보험 청구기관 현황을 살펴봐도 한의과의 상대적 강세는 여전했다.

자동차보험 청구기관은 2022년 12월 기준 2만998개소로 전체 개설 의료기관의 28.92%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한의원과 의원이 청구기관의 85.46%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의원의 경우 전체 개설 한의원 1만4,549개소 중 80.99%인 1만1,783개소가 자동차보험을 청구하고 있는 반면 의원의 경우 6,161개소로 전체 개설 의원 3만4,958개소 중 17.62%에 불과했다.

이를 의과(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정신병원·의원)와 한의과(한방병원·한의원)로 세분화하면 전체 2만998개소의 자동차보험 청구기관 중 의과가 8,281개소를 개설해 39.44%, 한의과가 1만2,313개소를 개설해 58.6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의과 및 한의과 
의과 및 한의과 자동차보험 청구기관 현황 비교.

이태연 위원장은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의 비정상적인 급증 등 왜곡된 진료 행태가 여전히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의과·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체계 분리,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임상 진료지침 개선을 위한 심사기준 마련 등이 있어야 의과와 한의과의 형평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한의과를 이용하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들까지 보험료 인상이라는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으니 보험 적용 항목에 대한 정확한 검증과 함께 보험료 인상 요인에 대한 진단 및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한의과의 왜곡된 자동차보험 진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한의계의 강력한 저항 탓에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며 “심평원과 국토교통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의과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상승은 국민들이 한의 진료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한의계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코웃음을 친 의협 자보위원회다.

이성필 간사는 “한의과를 선호한다면 환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야 하는데 외과와 한의과의 경증환자 수, 입원 및 외래는 비슷한데 어떻게 진료비만 3~4배가량 차이가 날 수 있는지 되려 묻고 싶다”며 “심평원이 한의과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의과만큼 엄격하게 삭감을 하고 있는지, 심사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심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 모든 것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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