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나는 코로나19 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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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나는 코로나19 전사다
  • 병원신문
  • 승인 2021.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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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자영 대자인병원 고객경험팀장 " 당연시 여겼던 일상에 감사"
배자영 팀장
배자영 팀장

마스크에 가려진 반쪽 얼굴

나의 근무지가 코로나 19 방역의 일선에 있는 병원이기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아버님, 마스크 코에 꼭 눌러 착용 하셔야 해요” "어머님, 열 체크 하고 입실 하시게요~”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일명 코로나 당직을 교대로 하면서 철통 방역을 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이제는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다.

면회 제한이 있다보니 환자 보호자들과 실랑이에, 심지어는 소리를 지르고,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닌 상태를 감당해야 하고 마스크 살 돈이 없으니 내 놓으라는 어르신들의 항의도 몸소 경청하고 해결해야 한다.

고객들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다소 익숙하지 않더라도 환자안전과 직원안전, 더 나아가 국민 안전을 위해 두 번의 열체크, 마스크 체크, 출입 문진 등 계속되는 관리는 더욱 강화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마스크에 가려진 반쪽 얼굴이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눈빛만 봐도 무엇을 요청하시는지 바로 알아내는 노하우들도 늘어나고 마스크를 벗으면 왠지 불안해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더라도 중간 중간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벗었다가 반복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눈이 예쁜 사람은 마스크 미인으로 등극하기도 하고, 마스크 덕분에 살짝 게을러도 다 용서가 된다. 메이크업을 완벽히 안해도 가려지는 마스크에 아무도 모를테니…

한 여름에도 불구하고 방역 비닐옷을 입고 비닐장갑을 끼고, 불철주야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함께 했던 시절이 어언 8개월이 훌쩍 넘어선다. 병원 관계자들의 수고와 응원을 위해 응원메시지와 간식이 배달되기도 하고, 덕분에 챌린지를 통해 감사메시지가 모아지기도 하고 여기 저기에서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버티는 힘이 생겨 보람이 생긴다.

무엇보다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지금처럼만 생활방역을 잘 지켜나가면 바이러스가 두손 두발을 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생긴다.

혼자 놀기. 집콕의 일상 길들이기…

핸드폰에서 울리는~~ 방역메시지 문자, 동선이 공개될 쯤이면 내가 갔던 동선과 겹치기라도 할까봐 두근 두근 , 가끔은 공포스럽기도 했고, 얼음공주가 되기라도 하듯 어디를 가더라도 일상이 얼어있다.

자유로움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일상으로 변모되었다. 어느 순간, 회식도 사라지고, 친한 지인과의 만남도 사라지고 매월 만나던 모임도 사라지고.. 집과 직장으로만 오고 가던 패턴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의 소통들이 스물 스물 정지되어 버리게 되자.

한동안은 그 답답함을 풀 방법이 없어 코로나 블루가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를 공감하게 되고 이불속에서만 뒹글 뒹글..

그것도 2~3일이지 오래 지속하다가는 병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슬기로운 집콕 생활이었다. 아이들도 학교를 안가는 날이 많기에,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간식 요리를 유튜브를 통해 배워서 하나 둘 만들기 시작했고, 퇴근 후 건강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에서 하는 홈트레이닝을 시작했고, 영화감상, 음악감상, 강의 듣기 등으로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취미들을 종합 선물세트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집안이 들여다 보여지고, 구조나 가구 배열도 살짝 변경해서 미니멀 라이프로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영화 감상을 하는 빔프로젝트도 구비가 되고, 집에서 하는 간단 운동기구들도 집안으로 영입되기 시작했다.

창고에 있었던 요리기구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이제는 집에서의 즐길거리들이 세상 신기하게도 일상으로 쏙~들어와서 가끔 외부를 갈때면 외식하러가는 것보다 집밥이 더 편하게 되었으니, 사람의 적응도라는 것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는 것을 스스로 실감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뭐꼬?

뉴스에서 사회적거리 두기 2단계, 1단계 등 단계가 속보로 나올때쯤 우리의 일상 또한 같이 연동되어 꽁꽁 얼어붙게 된다.

그러면서 생기는 증상이 생겨났다 의심증상인데, 혹시 저사람이 접촉자가 아닐까? 평소 환절기에 흔히 듣던 기침소리에도 온갖 신경이 쓰이곤 하며, 조용히 그 자리를 비켜 나는것이 일상이 되었다.

또 하나의 증상은 강박증과 불안증이다. 손을 씻고 또 씻고, 집에 오면 온갖 외투에 소독를 하고, 손소독제는 수시로 발라 손이 거칠어질 정도이다. 방역 문자 메시지만 오면 혹시 내가? 살짝 피곤만 해도 혹시 코로나?가 아닐까 귀 체온계는 쉬지 않고 내 침대옆에 장착되어 있다.

어느 날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작된 포스터 앞에서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거리다 뭐다 해서 우리가 서로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만은 가깝게 오히려 더 정겹게 해야 이 힘든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수 있다는 따뜻함이 전해져 왔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카톡 생일이 뜨면 축하해주기, 모임 톡방에 안부 주기적으로 보내기, 회식을 못하더라도 생일 챙겨주기 등 일상에서 오히려 마음의거리가 좁혀지는 실천 할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가졌던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한 것,,,

올해 1월 정확히 18일, 19일 직장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으로 제주도를 다녀온지 딱 일주일만에 우한폐렴이라는 단어로 공포의 뉴스가 오더니 그 이후 여행, 모임, 동호회는 꿈도 못 꾸는 시절이 되고 말았다.

그때 제주도를 안 갔더라면 엄청 큰 후회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가졌던 일상들이 정지가 된 후에 비로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아졌다.

생각나면 연락해서 밥먹고, 차마시고, 영화보고, 모임에서 목돈 만들어 해외여행가고, 삼삼오고 저녁에 회식하고 함께 했던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일상들이 언제부터인가 stop 되고 말았다.

축하와 위로를 아주 당연하게 해왔던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촬영을하고, 잠깐 머물거나 마음으로 전하는 일상으로 되면서 대소사까지 변화시키는 코로나 19가 정말 밉기도 했다.

언텍트. 코로나 시대 등 새로운 단어들이 출연되어서 우리의 일상이 변화되더라도 오히려 지금을 감사한다면 어떤 힘든 상황에도 우리는 다시 예전의 회복의 일상을 돌이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예전처럼 마음껏 수다떨고, 비행기 타고 여행가고, 그런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이런 마음이 ~~극복 후 더 값진 것 임을 알고 있기에 오늘도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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