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는 논에도 앉는다-쌀까지 수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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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는 논에도 앉는다-쌀까지 수입금지
  • 윤종원
  • 승인 2005.10.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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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美각국 조류독감 신경전
남미에서 조류독감 비상이 걸리면서 "철새는 논에도 앉으니 쌀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라는 웃지못할 변명까지 나왔다.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펠리페 아리아스 농무장관이 볼리비아산 쌀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콜롬비아 유력 일간지 엘 티엠포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콜롬비아의 느닷없는 쌀 수입 금지는 볼리비아가 최근 콜롬비아산 가금류 수입을 전면 금지한 데 이어 나왔다.

앞서 볼리비아 당국은 남미에서는 처음으로 콜롬비아에서 지난 10일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자 곧바로 콜롬비아산 가금류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볼리비아측은 콜롬비아의 자국산 쌀 수입 금지가 이에 대한 보복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드러내놓고 항의하지 못하고 있다.

아리아스 장관은 쌀 수입 금지 결정이 보복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쌀과 조류독감"간 상관관계에 대해 "철새와 논 이야기" 외에는 다른 말을 보태지 못했다.

이날 마르코 베세라 볼리비아 산업수출 장관은 "우리는 볼리비아에서 생산된 쌀이 콜롬비아로 수입되지 못하는 데 무슨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콜롬비아가 어떤 식으로 이번 결정을 정당화시킬 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볼리비아측은 쌀 생산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보다는 앞으로 일이 더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콜롬비아가 콩, 설탕 등 훨씬 중요한 농작물에까지 수입 제한조치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콜롬비아의 가금업계도 콜롬비아의 조류독감 사례가 치명적인 조류독감 H5N1형이 아닌 저병원성의 조류독감에 불과한데도 남미 각국이 하나같이 콜롬비아산 가금류 수입을 금지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시위까지 벌였다.

최근 며칠간 콜롬비아산 가금류 수입을 금지한 남미권 국가는 볼리비아를 비롯해 에콰도르, 파나마, 페루, 베네수엘라 등이다.

나아가 콜롬비아로 통하는 모든 접경지를 폐쇄한 베네수엘라 정부는 콜롬비아가 조류독감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콜롬비아 가금류 수입금지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세계 최대의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의 양계업계도 콜롬비아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된 이후 조류독감 확산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 긍긍하고 있다.

브라질 양계협회는 조류독감이 브라질로 옮겨오는 순간 수출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주 중미 온두라스 및 파나마 정부도 조류독감 경보령을 내리며 앞으로 조류독감 피해국에서의 가금류 수입을 금지하고 공항 및 항구 주변 감시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중남미 각국은 지난 21일 남미 북동부 수리남에서 영국으로 수입돼 통관을 기다리다 죽은 앵무새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사실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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