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40%가 일자리 복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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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40%가 일자리 복귀 못해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6.03.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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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김연희·장원혁 교수팀 분석
정상적인 신체·인지기능 되찾아도 사회적 편견 여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의 40% 정도가 신체기능 회복 후에도 일자리에 복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졸중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과는 별개로 나이나 성별, 교육수준에 따라 이러한 차이가 더욱 더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되며 사회적 관심과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장원혁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2014년 10월 사이 전국 9개 병원에서 뇌졸중 발병 전 직업활동을 했던 환자 9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연구참여자 모두 뇌졸중 발병 6개월 후 평가에서 혼자서 이동은 물론 신체활동이 가능한 상태였으며(FIM 120점 이상, FAC 5점 이상), 인지기능(K-MMSE 25점 이상) 또한 정상이었다. 평균연령은 56.9세였으며, 남성이 77.1%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중 뇌졸중 치료 후 다시 일터로 되돌아간 이들은 560명(60%)이었으나, 그렇지 못한 환자는 373명(40%)으로 집계됐다. 직업을 되찾은 환자의 대부분(97.1%, 544명)은 예전과 같은 곳에서 근무를 했고, 일부는(2.9%, 16명) 직업을 바꿔 일을 계속했다.

이들의 일터 복귀 여부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환자의 성별과 나이였다. 65세 미만 남성의 경우 70.2%가 일을 되찾았지만, 여성은 같은 조건에서 48.3%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65세를 넘는 경우 남녀 모두 일터로 되돌아가는 비율이 절반(남성 46.4%, 여성 45.2%)을 밑돌았다.

교육 수준 또한 뇌졸중 후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열쇠 중 하나로 꼽혔다. 직장 복귀에 성공한 560명 중 대졸 이상 학력이 38.4%로 가장 많았고, 고졸이 33.2%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를 통계학적으로 다시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졸자를 기준으로 고졸자가 뇌졸중 발병 후 6개월 후에도 일을 계속할 확률은 0.42배, 중졸자는 0.41배에 그쳤다.

직업별 복귀비율을 따졌을 때 최상위 직종으로 농업이나 어업, 임업이 꼽혔다. 해당 분야 종사자의 66.4%가 다시 일을 손에 잡았으며, 전문직 종사자가 62.4%로 뒤를 따랐다. 반면 군인은 36.4%로 전 직종 중 가장 낮았을 뿐만 아니라, 차상위 직군인 단순노무직(51.8%)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뇌졸중 환자들의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도 직업에 복귀한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우울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뇌졸중 환자의 치료계획에 있어 사회복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뇌졸중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뇌졸중 환자가 치료 후 일을 다시 할 만큼 실제적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할 수 없는 건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뇌졸중 환자에 대해 부정적 견해에 따른 것인 만큼,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연희 교수는 “뇌졸중 환자를 치료할 때 직업재활을 비롯해 다방면을 고려해야 할 때”라며 “특히 나이와 성별에 따라 직업복귀가 차이 나는 경향이 확인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 8천여 명의 기능 회복 상태를 10년간 추적관찰 하는 한국뇌졸중재활코호트연구단(KOSCO)의 과제로 진행됐으며, 재활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Rehabilitation Medicine’ 최근호를 통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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