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더 이상 방관 않는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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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더 이상 방관 않는다' 선언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5.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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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훈 이사장 "환자 안전 한계 봉착, 사회적 동의 얻어 문제 해결"
호스피탈리스트제도 안착 위한 선결조건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 여부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전공의의 업무량 감소와 함께 환자와 교수, 전공의, 간호사 만족도 향상에 기여하고 임상 공백을 메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결국 제도 안착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 여부가 좌우할 것이란 지적이다.

대한외과학회(이사장 노성훈·연세의대 외과학교실 교수)는 11월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67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호스피탈리스트’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이은 패널토의에서 이동기 대한내과학회 총무이사는 “전공의 지원율 감소와 수련시간 축소라는 의료환경 변화 상황에서 진료공백을 메울 수 있는 호스피탈리스트제도 도입이 절실하다”며 “미래의 희망을 주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공의 지원 왜곡 역시 더 심화될 것이니만큼 정부와 병원협회, 학회 간 공조를 통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충헌 한국방송공사 의학전문기자는 “국민의 관점에서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 진료공백을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 언뜻 피부에 와 닿기 어려울 것”이라며 “호스피탈리스트제도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이라는 당위성은 있으나 국민이 비용을 부담하면서 이 제도를 수용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정제혁 사무관은 “새로운 제도 마련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수가 마련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다만 입원전담전문의제도 혹은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용어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수술을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한 축이지만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저수가, 전공의 지원자 감소라는 고질적인 악순환에 빠져있는 외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외과학회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외과 의사는 과거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전공의들이 기피하는 진료과목으로 전락했다. 최근 5년간 외과전공의 수급률은 60% 내외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수련 과정에서 그만 두고 다른 전공을 찾아 옮겨가는 전공의들이 적지 않다.

노성훈 이사장은 “외과 전공의 지원율 급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이런 일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그간 외과 의사들이 어떻게든 환자를 지킨다는 책임감으로 개인 생활을 완전히 포기하고 1인 3역, 4역을 하면서 해결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며 “더 이상 문제를 방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외과의 수가는 정부 자료에서도 원가의 70% 안팎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고 있듯 수술을 하면 할수록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성훈 이사장은 이같은 외과의 실정에 대해 새삼스럽게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과 관련해 “환자의 안전, 국민 건강을 지키는 데 개인의 책임감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외과학회는 전공의 수련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이론교육과 술기교육을 받게 하는 등 질 높은 의료진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에 더해 사회적 동의를 이끌어 내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외과학회는 추계학술대회에서 학술토론 외에도 많은 시간을 정책 토론에 할애했다.

정책토론 시간에는 국회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을 포함해 의료계 주요 인사를 초청해 호스피탈리스트제도, 보험, 수술 전후의 질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성훈 이사장은 “모든 논의의 핵심은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가 아닌 수술을 받는 환자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입원환자 전담의 제도는 물론이고 저수가 문제, 수술의 질 관리 및 감염 관리 문제 등 어느 하나도 가볍지 않은 문제지만 노성훈 이사장은 “기본으로 돌아가면 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결국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즉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환자의 안전, 양질의 진료,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이 있다는 것.

노성훈 이사장은 “현재 외과의 문제는 의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사회적 관심 속에서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하나씩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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