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캠프, “담배 끊을 자신감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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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캠프, “담배 끊을 자신감 쑥쑥”
  • 박현 기자
  • 승인 2015.09.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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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상담·교육·명상 등 프로그램 다양
맞춤형 식단·흡연욕구 제어 등 정보공유도
“나는 담배가 백해무익한 존재임을 선언합니다. 나의 건강을 위해 금연할 것을 선언합니다. 내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금연할 것을 선언합니다. 내 주변의 흡연자를 보면 금연하도록 권장할 것이며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선언합니다.”

지난 9월16일 화순전남대병원의 '전문치료형 금연캠프'.

금연선언문을 또박또박 읽어내려가는 백 모(56) 씨의 얼굴이 비장했다. 한때 차량정비회사에 근무했던 그는 고교 때부터 흡연을 시작해 40년 가까이 하루에 평균 한갑반 이상의 담배를 피워온 '골초'였다.

그는 버거스병(말초혈관 부전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버거스병은 혈관이 막혀 손발이 썩어 들어가는 질환. 담배를 많이 피우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버거스병 치료를 위해 지난 10여 년간 약을 복용하며 담배를 끊으려 수차례 금연을 결행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낙담하던 그는 어느날 화순전남대병원 전남금연지원센터에서 무료 입원하는 '전문치료형 금연캠프'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신청했다.

그는 9월16~20일 4박5일간 10명(여성 1명 포함)의 참가자들과 함께 입원해 금연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첫날 백 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신체계측과 입원전 검사를 거쳐 각각 2인용 입원실을 배정받았다. 참가자들은 입소식에서 금연선언문을 낭독하는 등 굳은 의지를 밝혔다.

권순석 전남금연지원센터장 등 의료진들은 힘찬 박수로 이들을 응원했다.

이어 4박5일 동안 본격적으로 전문의료인들로부터 집중심리상담과 검진, 건강상태평가, 약물치료, 교육 등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저선량 흉부CT촬영과 혈액검사, 소변검사, 동맥경화 진단 등 건강상태를 살피는 과정이 먼저 이뤄졌다. 검진을 통해 질환이 새로 발견된 2명은 캠프 이후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배려됐다.

전문의료진의 강의엔 이목이 집중됐다.

김연표 교수(가정의학과)의 '금연에도 약이 있나요'와 '담배 넌 누구냐', 오인재 교수(호흡기내과)의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김선영 교수(정신건강의학과)의 '담배 피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의 강의후엔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장수진 영양사의 '금연에 도움을 주는 건강한 식습관' 강의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 개인별 질환이나 건강상태를 감안, 맞춤형 식단을 제공해 큰 호응을 받았다. 강의후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간식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곁들여졌다.

조별 단체상담과 개별상담도 병행됐다.

참가자들은 심리상담사에게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금연 실패요인, 스트레스 대처, 성공사례, 금연캠프 이후 관리법 등에 관한 정보공유에 나섰다.

매일 요가명상을 통해 흡연욕구 억제와 금단현상에 따른 불안감 대처법도 배웠다. 담배의 해악을 다룬 영화감상과 금연에 성공한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삼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금연캠프를 마친 백 씨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확실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캠프기간 동안 원예치료요법 중 하나로 흡연중단 의지를 북돋우는 '결심나무' 화분을 만들었다. 잘 가꾸며 꼭 금연에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권순석 전남금연지원센터장은 “홀로 금연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금연치료를 받으며 단체로 금연을 시도하면 성공률이 월등히 높아진다. 캠프 참가자들의 건강과 금연성공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참가자들은 앞으로 24주간 정기적으로 전화상담과 검진 등 금연센터의 사후관리를 받게 된다.

한편 전남금연지원센터에서는 지난 7월부터 3차례 금연캠프를 개최했고 연내 매월 '입원형 금연캠프'를 운영할 예정이다. 제4차(10월14일~18일), 제5차(11월18일~22일), 제6차(12월16일~20일) 등이다.

각 회당 최대 12명으로 참가인원이 제한돼 있으나 과거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말초동맥질환 등 흡연관련 질환을 앓았던 장기흡연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캠프에 입소할 수 있다. 참가신청·문의전화는 061-372-9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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