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토론회]병원 감염관리와 진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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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토론회]병원 감염관리와 진료문화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5.07.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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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발표 요약
메르스 바이러스에게 최고의 숙주는 낙타가 아니라 국내 보건의료체계였다. 감염관리에 취약한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병원감염관리 강화 △포괄간호 확대 △응급실 과밀화 해소 △일차의료 강화 △병원이용문화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선 병원감염관리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감염관리활동 강화, 격리실 보험적용 확대, 의료행위에서 감염관리원가 반영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입원환자의 감염관리비를 실질적인 수준에 맞도록 인상하고, 감염관리활동에 대한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하는 것에 약 1조원 정도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또한 감염관리 전담인력 기준을 미국 등 선진국(100병상 당 0.8~1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

감염병에 취약함을 드러낸 중환자실 및 응급실의 경우 전체 병상의 50%를 격리실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며, 물론 격리실 보험수가를 높여 이에 따른 의료기관의 손실을 보전해줄 필요가 있다.

이번 메르스 환자의 유형에서 간병자의 원내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 것을 볼 때 효율적인 병원감염관리를 위해 필요한 두 번째는 가족 간병을 해소할 수 있는 포괄간호의 확대이다.

포괄간호서비스는 시범사업을 거쳐 현재 지방중소병원부터 시행,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에도 중증감염환자 관리를 위한 포괄간호를 확대해야 하며 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목표치를 정해 포괄간호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수가는 더욱 현실화 돼야할 것이며 인력은 꾸준히 배출되고 있는 간호사 추가 인력으로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것이 응급실의 과밀화 현상이다.

이전부터 의료계가 응급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관련 수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으나 재정이 부족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문제를 방치해온 정부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이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메르스 환자들 중 이곳저곳으로 병원을 옮겨 다닌 환자가 다수 나온 것을 보며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상기할 수 있었다.

이는 동네 병의원을 믿지 못하고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의 의료문화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보다 합리적으로 의료기관의 역할을 구분하고, 일차의료 중심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국내 병원이용문화의 개선이다.

WHO 메르스 합동평가단은 국내 메르스 확산사태에 한국사회의 독특한 병원문화도 한 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제 우리도 문병문화를 선진화하고 지역 단골 병의원을 이용하며 위중한 상태가 아니면 응급실 이용을 자제하는 등 병원문화를 개선해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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