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질과 환자안전 통해 '국민 신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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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질과 환자안전 통해 '국민 신뢰'를
  • 박현 기자
  • 승인 2014.06.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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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협의회 포럼 '왜 전문병원인가' 주제강연
▲ 전문병원협의회장 정흥태
1.전문병원이란?

전문병원이란 특정 진료과목이나 특정질환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급 의료기관(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을 지정했다. 의료법 제3조의5.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제1기 전문병원(2011.11~2014.10. 3년간)은 총 99개 의료기관이며 분야별로는 척추(17개), 산부인과(13)개, 관절(10개), 재활의학과(10개) 순이고 지역별로는 서울(27개), 부산(12개), 대구(11개) 등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기 지정(7월 공고)부터는 임상 질 평가와 의료기관 인증획득이 필수항목으로 실시되며 질환중심으로 전문병원이 개편된다.

전문병원제도의 취지는 중소병원의 경쟁력강화와 대형병원의 환자쏠림 현상을 완화시키고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와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

 

 2.전문병원은 전문병원다워야 한다

 전문병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부나 국민 그리고 병원계에 따라 다양하다.

 '정부'는 전문병원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제도홍보, 선정기준 합리화 등을 통해 노력해왔으며 연구(2013 가천대 연구용역)에 따르면 전문병원 지정이후 인력, 의료의 질, 진료비용 등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병원의 인력은 비교병원 대비 의사수가 2배로 나타났으며 의료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임상 질 지표(수술·예방적 항생제 등) 결과에서 비교병원 대비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의 경우 입원치료비에서 지정이후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급종합병원 대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문병원을 가거나 대학병원을 가나 의료비용이 똑같다면 정부가 굳이 전문병원시스템을 활성화필요가 없을 것이며 이에 일부 네트워크병원의 과잉진료 등 부도덕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국민의료비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전문병원은 전문성(대형병원 능가, 글로벌 수준)과 신뢰성(의료의 질, 과잉진료 방지), 편의성(고객만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이 전문병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하다.

“전문병원이 어떠한 차별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과연 대학병원을 가지 않고 전문병원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지?이다.

실제 전문병원 이용경험 설문조사 결과(36개 병원, 2천478명 환자대상) 전문병원의 만족도가 대형병원에 비해 비슷하거나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진단 및 치료의 신속성과 의사의 친절도 등에서 전문병원이 우수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응급상활발생시 대처와 시설의 전반적인 쾌적성 등에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답했다.

앞으로 국민들에게 전문병원의 우수한 의료품질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형병원 대비 진료, 치료결과, 진료비 등에 있어서 어떠한 경쟁력이 있는지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민들은 일부 잘못된 병원들의 관행으로 전문병원이 혹시 과잉진료와 검사, 수술남발, 비싼 진료비, 그리고 의료상업화(연예인 모델광고)에 너무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국민적 불신은 전문병원이 앞으로 스스로의 체질개선으로 반드시 극복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의료계'는 전문병원제도의 전체적인 필요성과 효과적인 측면에는 공감하지만 전문병원만을 위한 수가인상과 인센티브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전문병원 지정을 받지 못한 중소병원은 먼저 낮은 건강보험 수가 인상을 통해 경영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며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최근 진료과목과 질환을 중복해 지정했던 전문병원 지정기준을 질환중심으로 통일하는 방안에 대해 의료기관 명칭에 원칙적으로 질환 명을 표시할 수 없다는 의료법을 들어 의원에 역차별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어려운 의료 환경 현실에 전문병원을 둘러싼 상호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을 벗어나 우선 전문병원 스스로가 중소병원의 새로운 역할모델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과 의료계에 전문병원이 과연 어떠한 병원이고 어떠한 신뢰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노력하고 알린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뿐만 아니라 의원·병원 등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병원의 전문성과 투명경영, 윤리경영 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병원’은 지금의 전문병원제도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전문병원 대다수는 지정을 통해 수가인상이나 홍보 등으로 환자 및 수익증가를 기대했다. 하지만 제1기 전문병원 지정기간동안 정부는 특별한 지원이 없었고 이에 불만을 가진 전문병원들 중 일부는 제2기 지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등 제도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병원들이 기대하는 부분은 우선 진료난이도에 근거한 합리적인 수가체계 필요성이다. 의료인력, 임상 질 평가, 의료기관 인증 등 전문병원을 지정을 위해 투자한 부분에 대한 실질적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비전문병원에 대한 엄격한 제재와 정부차원의 홍보강화, 전문병원 특성을 고려한 진료비 심사지표 마련과 수련병원 지정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의료 환경 특성상 정책적으로 한 번에 해결될 수 없다.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고 정부의 효율적인 국민 의료비 관리와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전달체계를 위해 여러 측면을 검토해야 한다.

결국 전문병원은 의료서비스의 우수성과 환자안전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의 인센티브를 단계적으로 끌어낼 수밖에 없다.

우선 전문병원이 지난 3년간 어떠한 국민적 신뢰와 정부의 신뢰, 의료계의 신뢰를 가져다 줬는지를 스스로 되돌아보자.

전문병원 지정 후 과연 의료의 질 관리와 고객서비스 개선과 환자안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가?

전문병원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있다면 어떻게 계속 혜택지원(수가타령)만 요구할 것인가?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분명 목소리를 높이되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와 전문병원의 미래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한다.

전문병원은 그냥 타이틀을 가지고 가는 병원이 아니다.

전문병원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병원이 아니다.

전문병원은 전문병원다워야 하고 중보병원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3.국민 신뢰 속에 전문병원이 발전한다(Trust)

 1)왜 전문병원이 되려고 하는가?(전문병원의 목적을 분명히 하자)

전문병원이 되고자 하는 원장님들에게 묻고 싶다. 왜 전문병원이 되려고 하나요? 전문병원이 되면 환자가 물밀듯이 올 것 이다. 경쟁병원이 하니 우리병원도 한다.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최고다?.

전문병원은 올바른 사고와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환자에게 올바른 치료와 합리적인 비용으로 신뢰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경영자의 철학이 필요하다. 의료의 질적인 우수성과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현재의 진료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전문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세계적인 전문병원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가?

 ▲미국 HSS병원(Hospital for Special Surgery)

-200병상 구모의 330명이 넘는 의료진이 있는 세계최고의 정형외과 전문병원.

-수술건수도 최고지만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과 연구교육 등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병원.

 ▲인도 아라빈드 안과병원

-‘To eliminate needless blindness’ 1000만명이 넘는 인도의 시각장애인 중 80% 이상은 가난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 우리병원의 존재이유는 이러한 피할 수 있는 실명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캐나다 숄다이스병원(탈장전문병원)

-탈장질환의 전문화와 특화전략(100병상 미만 규모의 연간 8천건의 탈장수술)

-내원환자의 숄다이스 가족만들기(새로운 고객경험과 가치제공)

 결국 환자에게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해서 어떠한 신뢰 증진을 도모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세계적인 전문병원이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

 3)대한민국 전문병원은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①전문병원을 운영하려면 우선 명확한 비전과 미션, 목표를 가져야 한다.

∘수익증대와 병원홍보가 주목적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전문병원을 통해 신뢰와 한국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자 하는 의료인의 철학과 노력이 중요하다.

②전문병원은 의료의 질적 수준이 높은 병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전문병원에 어울리는 임상진료지침을 만들고 이에 따른 표준화된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진료, 수술, 연구교육, 고객만족, 교육 등)

∘의료품질향상과 의료분쟁예방 노력, 그리고 CP(표준화된 주 진료지침)를 통한 체질개선

③전문병원은 안전한 병원이 되어야 한다.(글로벌 수준)

∘전문병원은 과연 안전한가? 스스로 되돌아보자. 환자를 많이 보고 수술만 많이 한다고 해서 결코 전문병원이 될 수 없다.

∘응급상황까지도 대처할 수 있는 인력보강, 시스템으로 환자안전을 높일 수 있는 전문병원이 되어야 한다.(인증평가의 선도적인 역할)

∘전문병원은 해외환자 유치의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들을 위한 안전성을 높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환자안전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제공을 해 나가는 것이 전문병원의 길이 될 것이다.

④전문병원은 윤리적인 병원이 되어야 한다.

∘CSR 넘어 CSV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사회적 책임),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 창출)

*CSV란?

봉사의 특성을 지닌 CSR과는 별개로 기업의 경영에서 사회의 이익을 경제적 이익보다 먼저 생각하고 기업이 사회문제해결을 먼저 추구했을 때 사회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환자참여 활동지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문병원)

∘부적절한 의료행위, 과잉과오진료가 반복될 경우 자체적으로 걸러내는 윤리시스템을 갖추자.

이와 아울러 ‘대한전문병원협의회’는 이러한 전문병원 역할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전문병원 표준모델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 전문병원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자율적인 정화노력과 의료정책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제1주기 전문병원(2011.11~2014.10) 결산과 제2기 전문병원을 맞이하면서

우여곡절 속에 시작한 전문병원제도가 이제 1주기를 마치고 2주기를 준비하고 있다.

임상 질 평가와 의료기관 인증평가 그리고 질환별 전문병원으로 개편되는 등의 제도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전문병원도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과거의 진료형태와 병원경영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수한 진료수준을 바탕으로 적정진료와 진료표준화,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으로 국민과 정부, 의료계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전문병원으로서 존재가치가 없다.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전문병원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글로벌 수준의 안전한 병원이 되기 위한 노력과 환자 및 지역사회와 공유가치를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

물론 대한민국 의료 환경과 낮은 수가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수가 탓만 하고 노력 없이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전문병원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 것이다.

전문병원이 과연 지난 3년 동안 전문병원으로서 어떠한 노력과 국민적 신뢰를 얻었는지를 냉철하게 뒤돌아보았으면 한다.

단순히 타이틀 획득과 홍보활동으로 환자만 오기만을 기다리는 형태에서 벗어나 자기반성과 개혁으로 진료형태와 시스템을 개선하고 올바른 전문병원을 만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품질관리를 도모하자.

보건의료사업 활성화의 중심에는 전문병원이 있다. 전문병원은 국민적 신뢰를 받을 때만이 전문병원으로서 가치가 있다.

감사합니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회장 정흥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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