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더 이상 로맨틱한 고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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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더 이상 로맨틱한 고백이 아니다!
  • 박현 기자
  • 승인 2014.03.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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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고백남의 술버릇 간과해서는 안 돼

연인 사이에 사탕을 선물하거나 남성이 호감 있는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3월14일 화이트데이가 다가왔다. 흔히 사랑을 고백할 때 술의 힘을 빌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셜데이팅 서비스 이음이 '연애와 술'이라는 주제로 20~30대 성인남녀 1천3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애 중인 상황에서는 '로맨틱 무드를 살릴 때'(28%, 666명), 싱글인 상황에서는 '거리마다 커플들이 넘치는 OO데이'(35%, 483명)가 각각 술이 필요한 순간 1위를 차지했다. 술을 마시게 되면 평소하지 못했던 말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알코올로 인한 작용으로 기분이 상승된다

술자리는 공석에서 나누기 힘든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이다. 알코올은 긴장을 풀게 해 평소하지 못했던 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을 준다.

한두 잔의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적당한 양의 술을 마셨을 때 알코올 성분이 뇌의 쾌락중추에 영향을 미쳐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활성화시킨다.

더불어 뇌하수체를 자극해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러나 엔도르핀과 도파민의 분비가 많아진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양의 술은 기분을 상승시키지만 만성적으로 과음하게 되면 엔도르핀과 도파민의 분비가 점점 둔화되어 초기에 느끼던 들뜬 기분은 사라지고 불쾌감, 과민, 우울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술이 주는 장점은 말 그대로 적당히 마셨을 때의 이야기다. 음주가 정도를 넘어선다면 술자리가 주는 득보다 실이 많다.

■알코올이 대뇌를 마취시켜 취중진담을 만든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체내로 흡수되어 뇌의 대뇌피질에 영향을 미친다. 대뇌피질은 신피질과 구피질로 나뉜다. 신피질은 이성과 의식을 담당하고 구피질은 인간의 감정과 본능을 담당한다.

평상시에는 이성을 담당하는 신피질이 구피질을 제어해 감정적인 말과 행동을 자제하게 만든다. 왜 술을 마시고 난 후에는 허심탄회하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할 수 있는 걸까?

알코올이 들어가면 신피질의 구피질 제어력이 약해져 신피질의 구속을 받던 구피질이 자유롭게 명령을 내리게 된다. 때문에 '취중진담'이라는 말처럼 술에 취하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진다.

돌아오는 화이트데이에 사랑고백을 생각하고 있는 남성들을 위해 피해야 할 고백 및 음주 후 보이는 술버릇 유형을 보건복지부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의 도움을 받아 소개한다.

1)음주 후 애교를 보이는 유형

평소에는 점잖은 남성, 얌전한 여성이 술만 마시면 유독 스킨십이 많아지고 평소에는 하지 않던 애교를 부리는 경우가 있다. 애정표현에 서툰 사람이 술의 힘을 빌려 용기 내는 것이라면 사랑스럽게 봐줄 수 있지만 모든 이성에게도 동일하게 행동한다면 자칫 바람기가 되기에 주의가 필요한 술버릇이다.

2)술기운에 고백하는 유형

술을 적당량 마시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뇌중추를 억제해 신경의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처럼 적당하게 즐기는 음주는 남녀 사이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할 때 술기운을 빌려서 사랑을 고백하는 것과 같이 속마음을 터놓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 받을 수 있다.

김 모 군(26세, 남)은 좋아하는 친구에게 맨 정신으로는 떨리는 마음에 고백하기 어려워 술기운을 빌려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술은 이러한 용기를 북돋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친구의 반응은 냉담했다. 진심으로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술버릇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며 고백에 거절당했다. 술기운을 빌린 고백은 설사 진심어린 마음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가볍게 비춰질 수 있다. 술기운에 고백을 하는 것은 술김에 전 애인에게 전화 거는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개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소주 2잔(혈중 알코올 농도 0.02~0.04%)을 마시면 사람의 감정을 이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든다. 하지만 그 이상 마시게 될 경우 문제가 된다. 주종에 상관없이 약 3~4잔에 해당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이상 0.1%미만에 이르면 정확한 사물 인식이 어려운 상태로 온 몸의 긴장이 풀리기 시작하고 움직이는 사물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수준이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술은 남녀 사이를 좀 더 가깝게 만들어 주는 윤활유가 될 수도 있지만 도가 지나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이번 화이트데이에는 사랑하는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담아 고백할 수 있는 행복한 날이 되길 바란다.<도움말=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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