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소송 초읽기...건보공단 24일 이사회에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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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송 초읽기...건보공단 24일 이사회에서 확정
  • 병원신문
  • 승인 2014.01.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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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소송 통해 의료비 손실액 받아내겠다는 의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이 1월24일 이사회를 열어 담배 소송에 나설 계획을 확정키로 함에 따라 그 배경과 승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보공단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담배 소송의 이유는 간단하다. 흡연으로 말미암은 건보공단의 의료비 손실액은 매년 1조7천억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데, 담배회사는 지금까지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는 것.

그래서 국민을 대리해 부득이 소송을 통해 담배회사로부터 그 비용을 받아내겠다는 의도다.실제로 건보공단이 연세대 지선하 교수팀과 공동 연구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흡연의 건강영향 분석 및 의료비 부담' 자료를 보면, 흡연 남성은 일반인보다 후두암 위험은 6.5배, 폐암 위험은 4.6배, 식도암 위험은 3.6배 높고, 이에 따른 건보재정 지출은 2011년 기준으로 1조6천914억원에 달했다.

◇ 소송 배경

건보재정 책임진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국민건강보험법은 건보공단에 건보재정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지우고 있다.건보공단이 국민건강에 필요한 보험료를 사회보험 방식으로 거둬 관리하면서 의료비용을 유발한 책임이 있는 자에게 구상권을 행사, 건보재정의 건전성과 비용부담의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한 것.

따라서 담배회사가 흡연으로 말미암은 국민건강상 피해에 책임이 있다면 이런 건강보험법의 규정에 따라 건보공단은 당연히 구상권을 발동해 담배회사에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문제는 담배회사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소송으로 흡연피해 비용의 지급을 구하려고 하는 게 소송의 배경이라고 설명한다.건보공단 측은 "공단의 구상권 행사는 재정을 관리하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소송 규모

이처럼 소송을 통해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로부터 받아내려는 비용 규모는 얼마나 될까?

환수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소송 규모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건보공단은 2010년에 소세포 폐암 환자 진료비중에서 건보공단이 부담한 432억원에 대해 환수 소송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소송규모는 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소세포 폐암 진료비의 건보공단 부담금 환수 범위를 2010년도분에서 2002∼2012년도의 10년치로 넓히면 소송액수는 3천억원 이상으로 치솟는다.이런 소송액은 추가로 늘어날 수도 있다. 건보공단측은 사회적 여론, 외국 사례, 국회 입법 등을 고려하면 소송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승소 가능성

현재 법원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는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담배회사의 흡연 책임을 묻는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법원에 계류중인 3건의 개인 담배 소송에서 법원은 담배는 결함 있는 제조물이 아니고, 제조상 하자도 없으며, 표시상의 결함도 없고, 그 밖에 제조 및 판매와 관련한 위법행위도 없기에 담배로 말미암은 흡연자의 피해에 대해 담배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건보공단은 지금까지의 담배 재판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건보공단이 자체 준비한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 자료 등을 토대로 담배회사의 담배제조 및 판매과정에서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따진다면 법원의 태도도 바뀔 것이라는 것.

담배 소송에서 패소한 주요 이유는 원고인 개인 흡연자가 담배회사의 책임을 구체적이고 명백하게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보공단이 법률적으로 무장하고 구체적, 과학적 진료 기록에 입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흡연 피해 사실을 의학적으로 규명해 소송을 제기하면 담배회사에 밀리지 않고 법정 다툼을 해 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담배 소송과정에서 흡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 대응수단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나아가 외국 사례처럼 흡연 피해 치료비용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범위를 확정해 그 비용을 대도록 하는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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