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손잡이 줄다리기
상태바
[기자수첩]한손잡이 줄다리기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3.05.24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도 수가협상 전반전(5월20∼24일)은 공급자와 가입자 단체의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 공단은 공급자단체와 각각 2차례 협상을 갖고 상호간의 입장을 정리했다. 예년과 같이 수치나 수가인상 재정 폭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탐색전에 불과했다. 수가협상의 핵심인 수치 제시는 5월27일부터 시작되는 3차 협상부터 제시될 예정이다.

공단은 1차 협상에서 정리한 공급자단체의 입장을 재정운영위원회에 보고하고, 재정위 의견을 공급자단체에 이미 전달한 상황이다.

재정소위에서 전체 수가인상폭과 공급자단체별 우선순위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공단은 공급자단체에게 수가인상률 안을 제시하게 된다. 

예년과 달리 큰 폭의 건보재정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자단체들은 예년보다 높은 수가인상률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건보재정의 적자로 인해 공급자단체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해 왔기에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가입자단체는 건보재정 흑자부분이 공급자단체의 기여도 있지만 보험료 인상 등의 요인도 있기에 재정상황과 수가인상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얘기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가인상이 예전만큼 녹록치가 않다.

공단 관계자는 “공급자단체들의 입장을 듣고 여러 통계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여러 정책들과의 맞물림을 전반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공급자단체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공단이 파악하고 있는 자료에 차이가 있음을 암시한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가입자단체는 총액예산제, 성분명처방, 유형별 계약제 등 향후 건보재정을 통제할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해 공급자단체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공급자단체에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부대조건들이다. 최근 개최된 토론회에서도 부대조건의 무용론이 제기됐다. 실효성 부재와 사후평가에 대한 소홀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의미있는 부대조건'을 공급자단체 스스로 가져오라는 주문을 한다.

이번 협상에서 달라진 점은 협상시기 뿐이다. 예년과 같이 재정위의 카드는 협상기한 막판에야 공개될 전망이다.

공급자단체들이 아무리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해도 공단과 가입자단체 측은 냉랭하다. 불합리한 수가협상 구조는 개선 없이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수가협상도 주도권을 갖고 있는 공단과 가입자단체만의 밑그림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공평한 줄다리기를 하지 못하는 협상테이블에서 공단과 재정위원회가 과연 얼마나 공급자단체의 실상을 눈여겨 봐 줄지 의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