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가 열린다.
이 행사를 서울노년학올림픽대회라고도 부른다. 올림픽처럼 매 4년마다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되고 전 세계 노인문제 전문가들이 4년간 정성을 들여 연구한 결과를 올림픽처럼 전 세계인이 보는 가운데 소개하기 때문이다.
일반올림픽이 스포츠분야에서 전 세계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라면 노년학올림픽은 노인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노인의 삶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생산해 전 세계에 제공하는 것이다.
노년학올림픽대회는 1950년 유럽의 벨기에서 창설된 후 그동안 주로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 개최됐다. 아시아지역에서는 1978년 일본 도쿄에서 제11차대회가 열린 것이 처음이다.
이번 서울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개최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노년학올림픽대회가 다시 개최되려면 100년은 더 기다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뜻 깊은 행사가 열리는 만큼 이 대회에 거는 기대도 또한 크다.
서울노년학올림픽대회에는 약 100개국 5천여 명의 노년학자, 노인의학자, 노인정책 전문가, 노인복지실천 전문가들이 참가해 약 4천여 편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3월말 현재 이미 87개국 3천5백여 명의 학자들이 등록을 마감했다. 이 학술올림픽대회에서는 노인과 관련된 모든 분야, 모든 과제가 다 다루어진다.
'인간은 왜 늙어 가는가', '노화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가'를 비롯해 당뇨병, 고혈압, 치매, 중풍, 골다공증 등 노인성 질병은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가, 노인장기요양서비스와 관련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구고령화의 전망은 어떠한가, 인구고령화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가, 저출산고령사회의 대책은 무엇인가 등을 다룬다.
또 노인부양 부담은 어떻게 변할 것이며 그 대책은 무엇인가. 가족의 노인부양기능은 어떻게 변할 것이며 그 대안은 무엇인가, 노후 소득보장은 어떻게 할 것인가, 노인복지시설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가, 고령친화산업의 발전전망과 과제는 무엇인가, 활동적 노년생활의 의의는 무엇인가, 노후의 심리적 적응방법은 무엇인가 등 등.
이 대회에서는 이와 같은 학술프로그램이외 노인생활과 관련된 전시회도 개최되며 전 세계에서 온 참가자들이 한국의 노인병원, 노인요양원, 노인복지시설을 견학하는 시설방문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서울노년학대회는 그 규모가 크고 다채로운 만큼 전 세계적으로 노인과 관련된 학문연구, 정책수립, 관련 산업발전 등 여러 부문에서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개최국인 한국의 경우 현재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대책이 시급한 시점에서 이 대회는 앞으로 국가정책의 방향설정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첫째, 노인에 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이 대회는 전 세계적으로 노인의 건강관리, 경제생활, 사회참여, 가족생활 등 노후생활에 필요한 제반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둘째,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고령사회 이슈에 대응하여 노인복지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 빈곤문제와 함께 21세기 인류사회가 당면하는 최대 과제의 하나인 인구고령화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노인상을 제시해 노인복지정책의 길을 안내하게 될 것이다.
셋째, 전 세계적으로 고령친화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노인을 위한 건강관리, 경제생활, 사회서비스 등 관련 분야 지식 및 정보의 생산은 이 분야의 산업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노인인구의 증가, 노인서비스 수요증가와 맞물려 고령친화산업이 발전되면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넷째,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 대회를 통해 한국은 그동안 발전된 노인정책, 노인의료 및 장기요양서비스, 노인복지시설 등을 외국의 참가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한국의 노인복지모델을 특히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고 한국 노인의 삶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동시에 선진국의 경함으로부터 배우는 소중한 기회도 될 것이다.
다섯째, 서울노년학대회이후 4년간 한국은 세계노년학회(IAGG)의 회장 국으로 유엔의 노인정책자문역으로 전 세계 노인문제의 연구, 교육 및 자문과 고령사회 이슈화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위선양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