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의 시대, 안철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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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의 시대, 안철수 리더십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2.11.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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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출마 전까지의 안철수 현상 소개 및 분석

안철수 박사는 10여 년 전부터 일부 전문인들과 청장년층 사이에서 신지식인, 혹은 성공적인 벤처 기업인 정도로 알려졌었지만 2011년에 들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전국적인 ‘청춘콘서트’ 투어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비중 있는 역할 등을 통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획득한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대통령선거 후보로 추대되면서 그의 이같은 행보는 정점에 이르렀다. 2012년 11월 오늘, 안철수 현상은 사회 각 부문에 광범위하게 녹아들어가 있다.

이 책 ‘융합의 시대, 안철수 리더십’은 안철수 박사가 의대교수로서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컴퓨터와 인터넷 시대를 선도하는 IT기술인의 삶을 지향하던 그 순간부터 현재까지 오랜 세월 변함없이 자기 소명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관찰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바른생활 교과서’ 같은 ‘무미건조한’ 안철수 박사의 행동들이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편법과 비상식의 현실 상황과 타협하지 않고도 기업경영과 조직관리에 성공한 다양한 사례들이 최근 각종 서적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소개되고 있어 더 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시내 대형 서점에서 ‘안철수’라는 이름을 포함한 단행본 종류만 해도 수십 권에 달해 동서양 인물 중 최다수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 김필용 박사는 안철수 교수에 관한 언론보도 및 수십 권의 서적들을 통해 긍정적인 부분을 압축하고 다양한 관점을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리더십 전문가’라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이 본받을 만한 안철수 박사의 미덕을 27가지 필승 리더십 전략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안철수 박사와 비슷한 연령대로 같은 시대적 배경을 공유하면서 청년기에는 PC통신에서 바이러스 백신 V1을 다운 받아 자신의 컴퓨터를 치료하기도 했다. 안철수 박사가 군의관 생활을 할 당시에는 저자도 비슷한 시기에 군 장교 생활을 경험했다. 저자는 군 복무, 공직 경험, 언론인 생활 가운데 대중과 소통하며 조직을 관리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다양한 현장에서 인간관계의 고민과 함께 크고 작은 성취감도 맛봤다.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시대적 사명감과 더불어 늘 자신의 능력과 지혜의 부족을 뼈저리게 자각하곤 했다. 이러한 동기에서 동시대인 안철수 박사가 표출하는 속 깊은 생각들, 변화와 혁신을 바탕삼은 끊임없는 도전 정신, 그리고 그의 선각자적 행보가 마음 속에 여간 든든한 것이 아니었다.

살펴보면 볼수록 안철수 박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많다. 정직과 원칙의 삶, 미래지향적 기술력과 창조정신, 조직관리의 달인, 이익창출과 위기관리의 성공적 CEO, 대중들과의 뛰어난 소통 능력과 힐링 기법, 청년들의 멘토 등등. 그래서 저자는 서로 다른 차원에서 얽히고설킨 이 온갖 현상들을 리더십이라는 공통 주제 아래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자 했다.

이 책은 안철수 박사가 정치에 입문하고 대선후보에 출마하기 직전 상황까지의 제반 안철수 현상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시점의 일정한 틀을 제한했다. 따라서 정치적인 시각은 가급적 배제한 채로 순수하게 ‘리더십’ 연구를 테마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특색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감동과 공감의 바탕 위에서 정리된 이 책은 안철수 리더십을 세 가지 큰 범주로 분류했다. 첫 번째 범주는 통합과 상생의 리더십 사례들로 중심을 이룬다. 갈등구조를 타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두 번째 범주는 미래지향적인 지식인·기술인으로서의 특징과 리더십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창의성과 미래의 도전정신 등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범주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리더십이다. 창업 초기에서부터 나타나는 안철수 개인의 나눔과 봉사, 그리고 치유의 삶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곧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진지한 대화와 경청의 리더십이다. 가슴을 열고 진심으로 서로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가 대중의 호감을 얻고, 소통의 문화를 열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경심을 근간으로 한 안철수식 새로운 소통의 시대에 ‘융합의 시대, 안철수 리더십’은 일반 독자들에게 기본적인 안내 역할을 유감없이 감당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의 서문과 본문 일부를 소개한다.

“안철수는 ‘국민 멘토’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청춘콘서트’ 등의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정직한 기업 경영을 통해 ‘신뢰’라는 자산도 얻었다. 한마디로 그에게는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觀), 남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힘(聽), 가진 것을 공평하게 나누고 소수를 배려하는 결단력과 실천의 힘(行),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고 나아가는 진취적인 힘(進)이 있다. 즉, 진정한 리더로서 이 시대 안철수가 가진 관(觀)·청(聽)·행(行)·진(進)은 디지털 민초들이 그를 선택하고 신뢰하게 만드는 이유다.”

“안철수의 지식 활용법을 살펴보면, 낡은 틀에서 벗어난 미래지향적 지식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그가 관심을 두고 토론하는 것은 다가올 미래의 융합 학문과 그 기술로 유통되는 문명에 관한 토론이지, 현실의 비생산적인 토론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스스로 절실하게 깨달은 바를 틈나는 대로 도서출판, 강연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과 나누며 소통한다. 굳이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간단히 말해서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생활을 바꾸고, 사회 행태와 정치 분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한다’는 권고사항 정도이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은 안전지향적이다, 도전정신이 없다 그러는데, 학생 개개인이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사실은 사회가 안전지향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세우고 있어요. 미국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에요. 100개의 기업 중 하나만 살아남지요. 하지만 실패한 기업이라도 도덕적이고 문제가 없다면 계속 기회를 줍니다. 계속 실패하더라도 한 번 1천배 성공하면 그 동안의 고통을 모두 갚고도 남음이 있지요. 실패한 사람이라도 계속 기회를 주는 그쪽이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을 만드는 곳입니다.”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안철수는 21세기에 들어와 매사를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상식과 비상식의 세계로 구분하자는 명쾌한 해석과 결론을 내린다. 나눔과 분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자신들의 이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며, 특히 지지파들을 규합하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노출되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이제는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상식과 합리의 세계로 규합하고, 다수의 행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는 기존의 다른 연사들처럼 메시지를 선포한다든가, 일방적으로 유통시키는 등의 방식은 채택하지 않는다. 매우 단순하고 진솔한, 자기 특유의 어법을 반복한다. 그리고 평소의 신념과 그로 인하여 빚어졌던 몇 가지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이쯤에서 사람들은 벌써 웃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안철수 특유의 힐링 스킬이 청중을 사로잡는 것이다.
안철수는 이제 관중석에 앉은 사람들과 서로 대화하듯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고, 그들의 문제를 더불어 풀어가는 방식으로 화제를 진전시킨다. 여기에서 안철수의 진정성이 드러난다. 그래서 관중들은 점차 몰입의 단계로 접어든다.”

“자기 스스로 성공의 정의를 내릴 줄 알아야 합니다. 이름을 남기는 사람은 드물기도 하지만 헛된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습니다. 크로마뇽인이 동굴 벽화를 그렸던 것처럼 누가 산 줄은 모르지만 흔적은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존재했을 때와 존재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너무나도 없으면 굉장히 슬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그마한 흔적이라도 남아 있길 바랍니다.”

“소통하고 공감한다고 할 때 우리는 머리로만 공감해서는 안 된다. 가슴으로 서로의 문제를 깨닫고, 느끼고, 그래서 소통해야 한다.
안철수는 강연회를 통해서 자주 이 문제를 거론하며, 영어로 ‘sympathy’와 ‘empathy’로 구분해서 설명을 하곤 한다. 전자는 울고 있는 친구의 슬픔을 이해하는 것, 굳이 얘기하자면 동정심에 가깝다. 그러나 진정으로 그의 사정을 내 사정처럼 생각해서 나의 문제로 함께 가슴을 공유할 때 그것은 후자의 ‘empathy’인 것이다. 그것은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 속으로 끌어들여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청춘콘서트 행사가 전국적으로 성공한 이유, 그들이 길고 긴 줄을 늘어서서 수천 명씩 입장하고 바닥과 연단에까지 올라앉아 환호한 이유는 바로 함께 가슴을 공유한 ‘empathy’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직업을 바꿀 때 고민한 것은 ‘얼마나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였다. 기업을 경영할 때도 돈만 버는 영리기업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고, 경영자로서도 주주의 이익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거래 기업 등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을 했다. 누가 보기에도 번듯한 직장, 안정된 자리를 버리고 새로운 의욕으로 사회와 국가발전을 위해 온몸을 바칠 소명을 찾았다.”

“안철수는 인간관계에서 신뢰가 중요하듯, 리더십에서도 신뢰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신뢰성이야말로 한 인간한테나 기업한테나 최고의 미래 가치이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신뢰만 형성되면 리더십의 절반은 채워진다’며 ‘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리더가 솔선수범하며, 남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를 맞이한 사람은 맥아피의 빌 라슨 회장이었다. 그는 내 앞에서 직접 브리핑을 한 후 내게 이런 제의를 했다.
‘백신 V3를 우리한테 파시오. 당신 회사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천만 달러를 지불하겠소.’
그들의 인수 제의도 놀라웠지만 그들이 제시한 금액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일말의 갈등도 없이 그 제의를 거절했다. 그 아무리 높은 금액이라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보호와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앞에서는 나에게 수용 조건이 되지 못했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이윤을 남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개발한 V3 백신을 일반에 무료로 계속 제공하여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값비싼 정보와 자료를 컴퓨터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줄 우산이 필요한 기업과 기관들에게는 소정의 사용료를 받고, 학생을 중심으로 한 일반인들에게는 무료로 배포하는 일을 창업 시작부터 오늘날까지도 지속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가 일으킨 ‘안랩’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적 기업이라고 할 만하다.”

“여러 가지 위기라든지 국내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그 문제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한 분야의 전문가 또는 한 정부의 부처 내지는 한 사람의 결정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이 복합적인 문제다. ……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융합적인 사고다. 융합적 사고란 자기의 전문성을 갖고 세상 문제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문제를 중심에 두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고 어떤 방법론, 어떤 부처의 사람들이 필요한지 모으는 접근 방법이다.
국가의 총체적 위기상황을 해결할 그 해법은 바로 수평적 리더십, 디지털 마인드다.”

“예전에는 일부 중요한 정보를 기득권이 독점했어요. 그런데 21세기에는 정보나 힘을 일반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죠. 그래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리더십을 바라보자면 20세기까지의 리더십은 아주 외향적이고 리더십이 있게 보이는 사람이 어떤 지위를 가지면 그 지위가 주는 고급 정보, 돈 등이 리더십을 발휘하게 해주었어요. 21세기 리더십은 다른 것 같아요. 리더 한 사람의 지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서 나오는 것 같아요. 대중이 리더를 보고 저 사람을 따라갈 만한 사람인가를 판단하고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결국 리더십의 요체는 대중이 주는 것이죠.”

“‘소의치병(小醫治病), 중의치인(中醫治人), 대의치국(大醫治國)’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의사는 병을 치유하고, 더 나은 의사는 사람을 치유하며, 진정으로 큰 의사는 병든 나라를 치유한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대의치국’의 역할을 손문이 했다면, 한국에서 대의치국의 몫은 안철수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문학시대 刊/271쪽/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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