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협으로 현안 해결 상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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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협으로 현안 해결 상생을
  • 김명원
  • 승인 2004.09.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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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위 수련제도 개선 협상에 기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임시총회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대신 대한병원협회와 단체협약을 맺는 것을 수용한 것은 사안의 초점을 정확히 읽은 결정으로 평가된다.

전공의 입장에서 병원이란 기관은 자신들의 일터인 동시에 앞으로 전문의로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량을 연마하는 이중적인 요소를 가진 장소. 때문에 이번 전공의협측의 노조설립 움직임은 병원을 일터로만 보아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로 이해가 되지만, 또한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한 수련장소라는 점에서 망설임이 컸던 게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이 주된 개선 요구사항은 수련환경과 임금 두가지로 요약된다. 수련환경과 관련해선 전공의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그다지 좋은 환경에서 전공의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병협이 보건복지부와 합동으로 조사한 수련실태 조사결과에서도 전공의중 4명중 1-2명꼴로 당직시설과 숙소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은 전공의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대목.

이에 따라 수련병원도 앞으로 전공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련환경을 다시 꾸미고 직무분석을 통해 업무조정을 해 전공의, 특히 저년차 전공의들에게 과중한 업무가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급여수준의 경우 병협과 복지부 합동조사 결과, 평균 약 2천8백63만원 가량으로 조사됐다. 당직수당을 급여개념에 포함시키는 문제로 전공의협측의 조사와 500만원 가량 차이가 나지만 모두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문제는 수련기관별로 급여수준에서 차이를 나타내고 국공립병원의 경우 정부로부터 지원수당 명목으로 매월 50만원씩을 받고 있는 반면, 사립병원은 그런 혜택 이 없어 역차별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전공의협의회는 병협과 교섭위원회를 통한 협상에서 근무시간 현실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방침이어서 임금 못지 않게 중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전공의협의회는 근무시간과 관련 주당 근무시간은 80시간 이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나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 문제는 주5일제 시행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전공의들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전공의협의회 입장이어서 주요 쟁점화돼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높다.

즉 전공의는 수련생의 신분으로 근무시간 가운데 수렵학습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병협의 주장과 근로시간과 수련학습시간을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하는 전공의협의회와 입장 차이가 현저한 까닭이다.

근무시간 문제는 우리나라의 전공의 수련현실에서 비용 및 인력 측면 등을 감안할 때 병원이 감당하기에는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이 문제의 경우 병협과 전공의협의회는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해결할 수 있도록 공동 보조를 취하는 게 전공의와 병원의 상생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병협은 이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전공의협측과 머리를 맞대려고 단체협약안 체결을 제안 한 것. 노조 설립으로 수련현장이 갈등으로 이어지기전에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첫 번째이지만, 전공의 수련환경과 처우문제를 진심에서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기대되고 있다.

전공의협측도 겨냥하고 있는 표적을 수련병원으로 삼는 것보다는 병협과 힘을 합쳐 지금과 같은 수련환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제공했던 정부측에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하고 있다. 병협과 전공의협측이 슬기롭게 문제 해결에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교섭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병협과 전공의협의회는 우리나라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이라는 병원계 최대 숙원 사업에 나서게 된다.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수련 현실에 대한 공동 이해 폭을 넓혀 한국 병원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대타협이 이뤄지기를 병원계는 기대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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