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간경변 치료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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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로 간경변 치료 가능성 제시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2.05.2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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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골수세포 주입으로 간 기능 개선돼
김자경·정원일 교수팀 밝혀

원인 치료법이 없던 중증 간경변증에 대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자경 교수팀과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팀은 중증 간경변증 환자에게 ‘자가 골수세포’를 주입한 결과 상당수 환자에게서 뚜렷한 간 기능 개선 치료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만성 B형 간염으로 생긴 간경변증 환자 15명(남 7명, 여 8명)의 본인 골반 뼈에서 뽑아낸 ‘골수세포’를 다시금 정맥주사를 통해 1회 주입한 결과 10명(남 4명, 여 6명)에게서 각종 간 기능수치가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호전된 10명은 간 기능의 활성도를 보여주는 주요 수치인 ‘알부민(Albumin)’ 단백질 생성 수치(정상 기준치 3.5g/dL이상)가 2.9g/dL로 매우 낮았으나 자가 골수세포 주입 후 최고 4.7g/dL, 평균 3.5g/dL로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종합적인 간 기능을 보여주는 ‘Child-Pugh 점수’(정상기준 5점 이하)에서도 주입 전 평균 7.2점에서 주입 후 평균 6.1점으로 낮아지는 치료효과를 보여주었다.

반면, 호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5명의 환자(남 3명, 여 2명)는 자가 골수세포 주입에도 불구하고 알부민 수치와 Child-Pugh 점수에서 평균 2.9g/dL와 평균 7.7점을 보이며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간 내 콜라겐을 분비해 섬유화를 촉진하고 염증을 높여 간경변증을 야기하는 세포인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s)들의 활성억제.

이와 관련해 정원일 교수는 “주입된 자가골수세포들이 활성화된 간성상세포와 결합한 후 만들어 내는 ‘인터류킨(IL)-10’이란 물질이 간성상세포들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간성상세포의 활성을 억제, 콜라겐 분비를 감소시키는 한편 염증을 조절하는 T세포는 증가시켜 간 기능을 개선시키는 기전을 동물실험에 이어 임상에서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장점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비슷한 간경변증 치료 연구가 국내외에서 몇몇 진행되고 있지만 별도의 세포 조작, 처리 없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환자 본인의 골수세포를 주입함으로써 면역거부 반응의 부작용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임상연구를 주도한 김자경 교수도 “이번 임상연구로 간이식이 어려운 간경변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시술이 효과적이었던 환자들에게서 분비가 증가되는 ‘인터류킨(IL)-10’이라는 임상적인 지표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연구가 신의료기술로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심사에 통과하게 되면 많은 종합병원에서 임상연구를 확대해 효과적인 간경변증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2009년부터 보건복지부 중개연구 및 교육과학기술부 핵심공동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세의대와 KAIST의 공동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간 연구학술지인 ‘Hepatology’지(IF: 10.885)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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