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의 부적절한 조절은 당뇨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인슐린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여하는 새로운 조절인자가 제시됐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이은경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노화연구소 김욱 교수, 하버드 의과대학 등과 공동연구 후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RNA 결합단백질인 HuD의 발현 여부에 따라 인슐린의 분비가 증감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뇨를 비롯한 췌장 관련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당뇨병은 인슐린의 작용 부족이나 비정상적 기능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췌장 관련 질환으로서, 당뇨병성 망막, 신부전, 당뇨족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등 삶에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만성 질환으로 꼽힌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 탓에 2006년에서 2010년까지 매년 5.5%의 환자 증가율(5년 전체 증가율 23.9%)을 보이는 등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은경 교수는 췌장의 베타세포와 HuD 발현이 변화된 생쥐모델 연구에서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HuD가 결손된 생쥐의 경우 인슐린 발현량이 증가하고 HuD가 과발현하는 형질전환 생쥐에서 인슐린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합성의 새로운 분자적 조절 기전을 밝힌 것으로서, 이 기전은 HuD가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의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리보핵산(인슐린 mRNA)에 결합된 상태에서 포도당 자극에 의해 해리될 경우 인슐린 합성을 증가시키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포도당이 췌장 베타세포에 자극을 줘서 인슐린이 생성되는 기전은 이미 오래전 규명되어 당뇨병 연구에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췌장 베타세포 내에서 인슐린 생합성에 대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었는데 이은경 교수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규명해낸 것이다.
이은경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HuD의 기능이 처음으로 규명됐다”며 “HuD 단백질이 당뇨를 비롯해 췌장과 관련된 질환에 대해 새로운 치료 표적 및 제어인자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이번 연구를 평가했다.
또한 HuD는 주로 뇌에서 발현해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뇌가 아닌 다른 조직에서도 조절자로서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졌다.
이번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Cell의 자매지인 Molecular Cell(I.F. 14.447) 3월호에 게재됐으며 이은경 교수는 국내 최고의 바이오 관련 연구정보 제공센터인 BRIC에서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