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두바이 위암환자 한국에서 얻은 새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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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두바이 위암환자 한국에서 얻은 새 삶
  • 박현 기자
  • 승인 2012.04.1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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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간질환-고혈압 등 만성질환 겹쳐…고난도 복강경수술로 치료
서울아산병원 김병식ㆍ정훈용 교수팀, 세계 최다 복강경수술 기록

미국과 유럽 등 의료강국을 제쳐두고 한국의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해 위암수술을 받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환자가 고난도 복강경 위암수술을 통해 새 삶을 선물 받았다.

4월18일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김병식ㆍ정훈용 교수는 두바이 정부로부터 위암환자 에사 모하메드 알리(남, 70세) 씨의 수술을 의뢰받아 복강경을 이용해 위 전체와 림프절을 절제하는 최소절개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환자는 고령의 나이에 에반스증후군(희귀 자가면역질환), 당뇨, 만성 간질환,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까지 동반해 수술이 쉽지 않았던 고위험 환자였다.

이번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암 등 중증질환까지 확대된 의료한류의 높은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10일 수술을 받은 알리 씨는 현재 정상적인 식사는 물론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이번 주말 퇴원을 앞두고 있다. 알리 씨가 이번에 서울아산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게 된 스토리는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리 씨는 위식도 접합부에 발생한 양성종양 치료를 위해 두바이 보건청에서 대한민국으로 치료를 의뢰한 첫 번째 환자로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해 내시경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내시경치료 후 실시한 조직검사에서 위까지 암이 퍼져 위 전체와 림프절을 제거하는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학적 결론이 내려졌다. 식도의 종양은 제거됐지만 암세포가 식도를 넘어 위의 점막하층까지 침범했으며 림프절 전이의 위험성까지 나타난 위암으로 진단돼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위와 림프절을 절제해야 하는 수술과 더불어 평소 앓고 있던 만성질환까지 고려해야 했던 알리 씨는 1차적인 치료를 마친 후 최상의 수술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세계적인 병원을 알아보기 위해 올해 1월 고국으로 돌아갔다.

두바이로 돌아간 알리 씨는 두바이 정부 그리고 두바이 최고 병원인 라씨드 병원의 담당 주치의와 함께 최고의 수술실력과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겸비한 병원에 위암 수술을 의뢰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70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신체적으로 부담이 크고 무리가 가는 수술을 할 경우 자칫 환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복강경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회복속도는 빠르고 상처와 통증은 크게 줄이는 최소절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복강경 위암수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의료기관을 찾아야 했다.

특히 환자가 평소 당뇨, 만성 간질환, 고혈압, 에반스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있어 풍부한 수술경험과 집중적인 환자관리 능력을 보유한 의료 기관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알리 환자가 앓고 있는 에반스증후군은 신체가 적혈구, 혈소판, 백혈구 등을 파괴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으로 이로 인해 수술과정 중 출혈이 심해지거나 쉽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수술 후에는 다른 합병증의 발생 위험도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했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위암팀 정훈용 교수는 “환자가 다양한 질환과 함께 고령의 나이도 있어 전반적인 수술 과정에 있어 매우 세심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 세계 유수의 병원을 두고 고심한 끝에 두바이 정부와 환자가 선택한 곳은 대한민국의 서울아산병원이다.

최근 한국 위암환자의 생존율이 미국과 유럽을 앞지르고 있으며 특히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최다 복강경 위암수술 건수를 기록하며 다양한 고난도 수술경험이 풍부하고 중환자 관리 역시 뛰어나 두바이 보건청은 알리 환자를 위한 최상의 병원으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최근까지 3천례가 넘는 세계 최다 복강경 위암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복강경만으로 위 전체를 절제하고 수술부위를 연결하는 고난이도 수술(전복강경하 위전절제술)을 진행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풍부한 임상경험과 높은 완치율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알리 씨는 “작년 12월 종양치료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료진의 체계적인 진료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선택도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며 “수술 후 흉터도 거의 없고 통증도 심하지 않아 매우 놀라웠다”고 말했다.

수술을 진행한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위암팀 김병식 교수는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는 침범하지 않았고 다행히 조기에 위암을 발견해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을 할 수 있었다”며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최근 외국 환자의 방문이 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의료실력을 믿고 방문한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미국병원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중동 환자의 신장이식에도 성공한 서울아산병원은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오는 해외 중증질환 환자치료의 중심병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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