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이 다시 걷게 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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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이 다시 걷게 해 주었어요
  • 박현
  • 승인 2005.05.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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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병원,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에게 무릎 인공관절 수술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11년간 고생해오던 카자흐스탄공화국의 고려인 동포 허가이 아니시야(여, 70세)씨가 고국에서 한 의료기관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을지대병원(원장 이진용)이 지난 5월13일(금) 아니시야씨를 초청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무료로 시술한 일이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대부분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진료받기가 힘든데다 제대로 된 의료시설 조차 없다는 것이 현지인의 설명이다.

아니시야씨도 11년 전부터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병원치료를 받아왔지만 점점 심해지는 통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의료기술로는 수술이 불가능해 약물치료로 버텨오던 상황이었다.

그곳 한인단체와 교류하고 있던 국내 민간교류단체인 (사)세계한마음협의회의 요청으로 이같은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을지병원은 흔쾌히 아니시야씨 부부를 국내에 초청해 관절염의 진행 상태를 확인하고 양쪽무릎의 인공관절 수술을 결정했다. 5월13일 인공무릎관절 수술을 시행, 현재 입원치료로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아니시야씨의 무릎을 수술한 을지병원 정형외과 곽호윤 교수는 환자의 수술전 상태에 대해 “이미 무릎관절이 파괴될 정도로 관절염이 심했으며, 특히 오른쪽 무릎은 70도(정상인의 경우 140도 이상 구부림) 밖에 구부려지지 않았다. 양쪽 다리도 안쪽으로 휘어 있었고, 무릎 주변에 군더더기 뼈가 자라 있는 심각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수술후 다행히 환자의 건강상태가 좋은 편이어서 8~9일쯤 지나면 걸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퇴원은 4~5주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고 전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고려인 동포가 10만여명 살고 있으며, 모국을 한번 방문하는 게 평생의 소원인 이들은 고려인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한국의 언어와 풍습, 문화를 공부하고, 모국의 생활과 소식을 접하고 있다고 한다. 아니시야씨는 이 고려인 문화센터의 부회장으로 궂은일을 도맡아 해 왔다.

아니시야씨는 “나를 걷게 해준 고국에 감사하며 도와준 을지병원에 감사한다”고 연신 감사를 표하면서 “이제 귀국하면 고려인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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