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폐암 원인 유전자 세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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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폐암 원인 유전자 세계 최초 규명
  • 박현 기자
  • 승인 2011.12.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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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선암 진단 및 새로운 표적 항암치료제 개발 가능
마크로젠-서울의대, 개인 맞춤형 암표적 치료 전망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소장 서정선 교수)와 ㈜마크로젠(대표이사 김형태)은 폐암환자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12월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로 폐 선암의 원인 분자 타깃이 정확히 밝혀짐으로써 폐 선암에 대한 진단 및 밝혀진 원인 유전자를 제어하는 폐암 표적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종양내과 강진형 교수)과 서울대병원(흉부외과 김영태 교수) 연구진도 공동 참여한 이번 연구팀은 유전적 원인을 알 수 없었던 폐 선암 환자의 유전체분석을 통해 폐 선암의 원인 유전자로 KIF5B-RET 융합 유전자를 규명했다.

이 논문은 유전체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게놈 리서치(Genome Research)' 12월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30대 비흡연자 폐 선암 조직에서 DNA 및 RNA를 추출한 뒤 이를 차세대 서열 분석법을 통해 유전체 변이와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 이 환자에서는 정상 폐 조직에서는 발현되지 않는 RET 암 유전자의 일부분이 KIF5B 유전자의 일부분과 융합, KIF5B-RET 융합유전자의 비정상적 과발현 및 활성화되어 폐 선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연구팀은 다른 비흡연 폐암환자 2명에서 이 융합유전자를 추가적으로 발견함으로써 이 융합유전자가 상당수 폐암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입증했다.

전체 폐 선암 가운데 약 6% 정도(전 세계적으로 한해 약 4만명)는 KIF5B-RET 융합유전자에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염색체의 역위(inversion)에 의해 발생하는 융합유전자는 염색체 검사를 통해 찾아낼 수 있지만 KIF5B-RET 융합유전자의 경우 크기가 매우 작아 이와 같은 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고 이번 연구와 같이 차세대 게놈서열 분석법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었다.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서정선 교수는 “차세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개인별 암 세포를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표적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성공적으로 규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게놈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암유발 원인 유전자 발굴이 가속화될 것이며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법 개발이 활성화 될 것”이라며 “폐 선암의 원인 유전자가 밝혀진 만큼 이에 대한 표적 항암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WHO에 의하면 한 해 전 세계 폐암 발병자는 약 161만 명으로 이 중 약 86%에 해당하는 약 138만 명이 사망하고 있는데 이중 폐 선암은 폐암의 가장 흔한 조직형으로 전체 폐암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흡연, 석면, 전리방사선과 같은 환경적 원인(발암물질)은 정상 폐 세포에서 암 세포를 만드는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현재 폐 선암에서 흔히 발생하는 3대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로 EGFR, KRAS 및 EML4-ALK 유전자의 변이가 잘 알려져 있으며 폐암 발병자 가운데 60% 가량의 원인은 이들 돌연변이로 설명된다.

하지만 약 40%의 폐 선암에서는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써는 원인 유전자에 따른 치료제 선택 없이 경험적 치료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악성종양에서 원인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각 돌연변이에 따라 다른 항암치료 방법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적치료제의 대표적인 예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글리벡이 있으며 폐암 치료제로 EGFR 변이 대상 이레사, EML4-ALK 변이 대상 잘코리(Xalkori, 크리조티닙) 표적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폐 선암 원인 유전자로 KIF5B-RET 융합유전자가 밝혀짐으로써 폐암치료를 위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표적 항암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연구로 폐 선암을 대상으로 융합유전자에 대한 표적치료제의 개발과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시행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폐 선암의 6%에 해당하는 한 해 약 4만명 정도의 환자에서 새로운 맞춤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폐 선암에서 4%의 빈도로 발생하는 EML4-ALK 변이를 타겟으로 화이자에 의해 개발, 올 8월에 美 FDA의 시판승인 받은 잘코리 표적치료제의 경우 연간 50억 달러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보다 높은 빈도로 발견되는 KIF5B-RET 융합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폐암 치료제의 잠재시장은 이보다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연구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악성 종양을 대상으로 차세대 서열분석을 통해 새로운 돌연변이 발굴 연구 및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법 개발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세대 서열분석 기술을 통한 유전자 분석은 현행 법규 상 '의학연구'에만 적용되지만 암과 같은 생명과 직결된 분야에서 차세대 서열분석 기술의 유용성이 본 연구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 만큼, 실제 임상 진료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될 필요성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 핵심적인 분석기술을 제공한 ㈜마크로젠은 올해 7월 RNA 자체 서열변이 연구를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한 후 5개월 만에 이번 연구성과를 '게놈 리서치'에 발표하는 쾌거를 달성하는 등 서울대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함께 유전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업적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마크로젠은 이번 연구로 폐암에서 발견한 변이 유전자 진단법 및 억제제의 폐암 적용에 대해서 국제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이 융합유전자에 대한 새로운 억제제 개발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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