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를 든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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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를 든 외교관
  • 박현 기자
  • 승인 2011.10.1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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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 병원장, 바보들이 만들어 낸 기적의 드라마

남북관계가 여전히 경색되어 수년간 제대로 남북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7년 동안 80여 회가 넘게 남북을 넘나들며 남북 민간교류의 첨병역할을 수행했던 재단법인 그린닥터스의 정근 이사장이 그동안의 북한 개성병원 운영과 해외 재난지역 의료봉사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엮어 '청진기를 든 외교관'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청진기를 든 외교관'은 출간되자마자 '공익채널 복지TV 부산방송본부'와 '사단법인 청소년정보문화협회' 청소년 필독서로 선정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이 책은 순수 민간 국제구호단체인 그린닥터스 창립에 주도한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이 국가와 이념, 종교를 떠나 지난 10여 년 간 북한을 비롯한 국내외에서 펼친 의료봉사와 국제구호활동 가운데 모아두었던 자신의 생각과 작성했던 글들을 엮은 것이다.

정근 이사장은 발간사를 통해 이 책이 '바보의사' 성산 장기려 박사의 정신과 인류애를 이어받은 수많은 부산의 후배 '바보의사'들이 만들어낸 기적의 기록이자 국내외 3만 여 명의 그린닥터스 회원들이 펼친 의료봉사활동의 족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우리들이 이제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의사에 대한 편견이 매우 틀에 박힌 것이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진료실에 앉아 도도하게 환자를 진찰하면서 하루 종일 병원을 떠나지 않는 의사,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지 간에 눈을 돌리지 않고 오로지 병의원의 경영에만 관심을 쏟는 의사, 주위의 아픔과 슬픔은 외면하면서 나와 내 가족의 안위와 자신의 작은 평화에만 신경을 쓰는 의사의 모습과는 전혀 딴 모습의 의사를 만나게 된다.

정근 이사장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구 단위 지역의 보건의료에서부터 시작해 눈을 점차 넓혀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극빈국가와 재난지역, 분쟁지역으로 의료봉사영역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묘사하며 의료인의 사회적 책임과 인도주의적 역할이 무엇인지, 이를 통해 세계인으로서 우리의 책임과 역할은 무엇인지를 새삼 일깨워 준다.

특히 그의 발길이 분단된 한반도의 반쪽, 북한으로 이어져 개성병원을 운영하게 되면서 평화와 화해의 주춧돌을 놓는 과정을 따라가노라면 통일시대를 앞당기는 첨병으로 어쩌면 이들이 정말 남북대화의 창구 나아가 남북한 평화와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진정한 실무형 북한 전문가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부산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의료구호단체 '그린닥터스'를 창립하게 되는 과정과 개성의 남북협력병원인 개성병원을 열고 7년째 운영하면서 통일의 불씨를 키워가고 있는 활동상이 소개된다.

아직도 우리에게 낯설고 미지의 대상인 북한에 대해 정근 이사장은 7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서 우리를 북한 개성병원으로 이끌고 있다.

2부 '인종과 종교를 넘어서'는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중국 등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와 질병에 고통 받은 재난지역에 긴급구호팀을 파견해 인술을 펼치는 숨 가쁜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매년 6∼7개국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온 기록을 전해주고 있다.

책의 대부분은 정근 이사장이 썼지만 긴급구호활동에 참가한 의사와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의 참가기도 상당량 들어있어 재난지역 구호활동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생생하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더욱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눈물을 안겨준다.

에필로그를 통해 정근 이사장은 향후 대한민국의 국력은 봉사를 통해 구현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회공헌과 헌신을 통해 이 나라뿐만 아니라 전 인류를 구원하고 있는 그린닥터스는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린닥터스를 통해 문화를 넘어 봉사와 인류애의 한류열풍이 불어 닥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북한 개성병원에서 시작된 평화의 바람은 남북평화를 넘어 남북통일의 초석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게 된다. 이런 의미는 이 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한번쯤 읽어보아야 할 중요한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근 이사장은 이 책의 판매대금을 북한 개성병원 운영과 가난으로 고통 받으면서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제3국 어린이들의 무료진료를 위해 '재단법인 그린닥터스'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내려놓는 순간, 우리 모두는 정말 '바보의사'지만 그와 그들이 가는 길은 바보가 아닌 사랑과 치유의 길임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도서출판 다찬ㆍ311쪽, 연락처 051-803-6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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