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병원 이재범 과장
회사원 권모 씨(46세)는 올 여름휴가를 부인과 함께 병원에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권씨 부부는 몇 년전부터 치질로 인한 탈항과 통증으로 고생을 해왔기에 올 여름휴가와 아이들 방할 때 여유를 갖고 치질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권 씨는 “휴가 및 방학을 맞아 남들처럼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대신 오랜만에 부부가 질병도 치료하고 같은 병실에서 대화도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휴가기간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대장항문전문 대항병원 이재범 과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질 수술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데 수술 후 사후관리와 함께 일정기간 안정도 꼭 요구된다”고 말한다.
권 씨 부부와 같은 질환을 앓고 있지만 시간을 낼 수 없어 치료를 방치하고 있는 경우라면 여름 휴가 및 아이들 여름방학기간을 이용해 병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원한 바닷가에서 심신을 재충전하는 것 못지 않게, 질병을 털어내 상쾌한 몸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철은 치질환자들에게 절대 호락호락한 계절이 아니다. ‘치질증상을 겪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마세요’라는 개그도 있듯이 치질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고통이다. 도대체 여름철 치질, 무엇이 그렇게 괴롭게 하는가?
대항병원이 이 병원에서 여름철 치질을 경험한 수술환자(N=100명)에게 주어진 항목을 대상으로 ‘여름철 치질을 앓고 있을 때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곤란한) 상황이 언제였나요?’라고 물었을 때 치질환자들에게 여름은 즐거운 계절만이 아님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29%가 ‘항문질환으로 나타나는 출혈이 얇은 옷에 묻어 비치지 않을까 염려돼 외출 시 걱정된다’고 대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맥주 한잔, 그러나 항문 통증 및 치질 악화염려로 마음 편히 마시지도 못해 괴롭다’ 21%,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로 물 흐르듯 흐르는 땀, 얼굴이야 어느때나 닦고, 긁을 수 있지만, 항문 주변은 가려워도 부위 특성상 혹은 항문 주변이 덧날까봐 속 시원히 긁지 못할 때 힘들다’ 19%,
‘항문의 잦은 통증 때문에 불쾌지수가 더 높아져 작은 일에도 민감해지고, 주변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가 된다’ 16%,
‘항문 주위 염증으로 나오는 분비물로 인해 냄새가 많이 나 옆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 염려된다’는 이유가 15%로 다양한 상황에 대해 고충을 느끼고 있음이 드러났다.
▲출혈은 치질을 넘어 암 발생도 걱정된다
치핵이나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에서 보통 선홍색의 출혈이 보인다. 더군다나 직장암에서도 출혈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검붉은색으로 무엇보다도 출혈 시에는 하루 빨리 진단을 받는 것이 최우선이다.
▲시원한 음주는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음주가 치질환자에겐 독이다. 이는 항문혈관을 팽창시키는데 피부나 점막이 부풀어 올라 더욱 악화시킨다. 과음을 반복하면 항문 출혈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치핵 내 혈압이 높아지고 혈전이 쌓이면서 주변 조직까지 함께 부어올라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치질 증상이 있으면 절주가 최선의 방법이다.
▲땀은 항문소양증도 유발한다
여름 하면 생각나는 항문주위 땀은 곧바로 닦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습해지면 가려움증인 항문소양증을 유발하게 된다. 항문건강에는 통풍이 중요하므로 느슨하고 땀을 잘 흡수하며 항문의 마찰을 줄여주는 속옷 착용을 권장한다.
▲사후관리도 중요한 치질수술, 방학이나 휴가기간 유리해
간단하면 당일퇴원도 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범위로 수술하느냐에 따라 1~3일 동안 입원하게 된다. 그렇지만 수술 받고 난 퇴원 후 치유과정도 수술기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일정기간 병원을 방문하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음주나 골프 등 많은 제약조건이 따른다. 치질은 재발방지를 위한 사후관리가 중요해 수술 후 2~3일 정도는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해 이재범과장은 “회복기간을 여유롭게 가질 수 있는 여름방학이나 휴가 때야 말로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이 치질 수술 받는 적기”라고 말하면서 “최근 치질수술은 재발률도 낮을 뿐만 아니라 통증도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 수술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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