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병원들, 속속 임금협상 타결
상태바
사립대병원들, 속속 임금협상 타결
  • 박현
  • 승인 2010.09.14 0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대·경희·한양 등 교섭타결…임금 깎고 타임오프 내줘
연쇄파업 국면으로 치닫던 서울 주요 사립대병원들이 주말동안 잇따라 임금교섭에 속속 합의를 이끌어냈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파업 3일째를 맞았던 한양대의료원 노사가 밤까지 이어진 실무진회담에서 합의를 이뤄내면서 교섭을 타결시켰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이화의료원과 경희의료원이 밤샘교섭 끝에 타결을 이뤄내면서 진료차질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모면하게 됐다.

◆한양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임금 2% 인상" 극적 타결
파업 3일째 노사합의…타임오프 1만 시간 등 조정

한양대의료원 노사가 파업투쟁 3일째인 지난 11일 교섭을 타결했다.

양측은 10일 오후부터 대화를 시작해 △타임오프 1만 시간 △인력충원 20명 △임금총액 2% 인상 △보육시설 이용 지원확대 △병동근무자 업무상 분실물품 확대 지원 등에 합의했다.

한양대의료원은 파업 돌입 2일차인 10일 오전 10시부터 실무교섭을 재개했으나 노조 전임자 현행 유지, 임금인상 등 쟁점에 대해 의료원 측이 경영상 어려움을 주장하면서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난관이 많은 2010년 교섭이었지만 3일간 총파업 투쟁과 재단 항의방문, 사무국장 항의면담 등 규탄투쟁을 완강하게 전개함으로써 현장교섭 타결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한양대의료원은 타임오프 유급전임자수 5명을 보장하기로 합의했으며 20명의 인력을 추가로 충원하고 노조전임자의 노조활동을 문서로 보장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임금협상은 당초 8.7%를 요구했던 노조가 병원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2%를 인상하는 방안으로 협의를 끝냈다.

◆경희의료원

경희의료원, 노사협상 극적 타결
10일 마라톤 협상 끝, 임금 2.75% 인상 합의

경희의료원(원장 배종화) 노사가 파업을 하루 앞두고 지난 10일 밤 자율타결을 이끌어 냈다. 노사는 임금인상 2.75%와 타임오프 1만 시간에 6명을 인정키로 합의했다.

병원 및 노조 관계자는 “경희의료원이 파업 전야제를 하는 도중 노사 간 타결을 봤다”며 “임금인상은 2.75%, 타임오프 1만 시간에 6명이 인정됐다"고 확인했다.

한편 간병휴직은 본인의 형제자매로 확대하고 육아휴직 범위는 만3세에서 6세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11일 파업이 예고됐던 경희대병원은 전야제 도중 밤샘 마라톤 교섭 끝에 10일 밤 10시30분경 극적으로 타결을 이끌어 냈다.

경희의료원은 지난 4개월간 교섭을 진행했지만 지지부진한 성과로 노조 박낙윤 지부장의 단식농성 등 노사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지난 9일 밤 10시경 노사 실무교섭을 가진데 이어 10일 오전에도 만남을 가졌고 동시에 배종화 의료원장이 박낙윤 노조지부장을 면담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었다.

노사는 지난 4개월간 교섭을 진행하면서 본 교섭과 실무교섭을 성실하게 개최한 결과 노사 자율타결에 이르렀다.

◆이화의료원

이화의료원 노사 극적 합의…사측 쟁점 양보
조정 통해 타임오프 1만 시간…임금 3%인상 잠정합의

지난 9일 파업돌입이 확실시됐던 이화의료원이 밤샘조정 끝에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보건의료산업노조 이화의료원지부 관계자는 "10일 새벽 조정을 한 결과 일단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노사 간에 합의점을 찾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10일 자정까지 조정을 마치고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조정기간이 거듭 연장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오후 이화의료원 로비에서 파업전야제를 진행하며 파업분위기를 몰아갔던 것과는 다소 상반된 결과다.

이날 밤샘 조정과정에서 노사는 타임오프 1만 시간, 총액임금 3% 인상안에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 측은 임금 8.7%인상, 타임오프 기존대로 유지 등을 주장한 반면 병원 측은 지난 8일 노조 측에 임금동결, 타임오프 6천 시간을 고수하면서 노사 간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밤샘조정 끝에 병원 측은 노조 측에서 제안한 타임오프 1만 시간을 수용하고 임금동결 안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병원 측은 2008년 이후 동대문병원과 목동병원 통합 이후 거듭되는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보다는 노사 간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화의료원 관계자는 "조정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3개 병원은 모두 타임오프제를 양보하는 대신 임금인상률을 다소 낮추는 전략을 활용했다.

그러나 현재 병원이 파업사태를 막기 위해 협의한 타임오프 1만 시간은 사실상 법정최고 한도라는 점에서 향후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의료원들과 산업규모가 비슷한 기업체들이 6천~8천 시간 정도로 합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내년도 협상에서 이 문제가 또 다시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의 주요 사립대병원들이 줄줄이 1만 시간 보장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교섭이 진행될 병원들의 부담감도 상당히 높아졌다.

모 의료원 관계자는 "결국 살을 내주고 뼈를 지킨 셈인데 비영리기관인 의료원이 기업체들보다 더 많은 타임오프를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 이 문제는 또 다시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