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상상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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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상상력의 힘
  • 박해성
  • 승인 2010.06.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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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전우택·임정택 교수 외 7인
지난해 11월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연구소가 주최한 심포지엄 ‘의학적 상상력, 의학의 미래를 열다’에서 발표한 원고들을 엮은 ‘의학적 상상력의 힘’은 연세의대 의학교육과 교수이자 정신과 교수인 전우택 교수를 필두로 대한민국 최고라 일컬어지는 의사들이 모여 상상력의 결여로 인해 빚어진 비인간적이고 고착화된 현 의학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의학에서 상상력은 단순히 기발한 것을 만들거나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즉 ‘의학적 상상력’이란 우는 아이들의 청진을 더 쉽게 하기 위해 청진기를 따뜻한 장난감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부터 가난한 시골 벽지의 사람들도 모두 편안하게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국가 의료제도를 만드는 것, 그리고 죽어가는 환자를 잘 돕는 가장 편안한 대화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에 이르기까지 의학이 필요로 하는 상상력은 단순한 기발함을 넘어서는 것이다. 또한 이는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는데, 그건 바로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과 ‘첨단 과학기술’과의 ‘결합’이다.

역사적으로도 의학은 언제나 정신과 과학의 결합물이었으며,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이 탄생한 것도 그 시대가 가지고 있던 가장 앞선 정신과 그 시대의 최고 과학이 합쳐져서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크게 2개의 부로 나누어져 과학적 상상력과 정신적 상상력, 즉 인간적 상상력에 대해 풀어나가면서 현 의학계에 도발적이고 충격적인 문제들을 던진다.

1부에서는 △역사에서 보는 의학적 상상력(이재담) △수술실에 들어온 Dr.로봇(나군호) △의학, 뇌의 영토를 점령하다(김재진) △의학, 예술에게 마음을 열다(허정아) 등 과학적 상상력에 관해 다루고 있으며, 2부에선 △의학,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이자경) △의학, 윤리의 눈물을 흘리다(이일학) △인간적인 의학을 위한 상상력(안덕선) 등 인간적 상상력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의학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의학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현재 의사들이 어떤 생각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왜 이처럼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인 의료문화가 고착됐는지, 메디컬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진찰을 받는 입장에 서야 하는’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더불어 환자로서의 올바른 입장과 사고방식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까지 만들어줄 것이다.
<21세기북스·232쪽·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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