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도(행위량) 증감따라 수가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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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도(행위량) 증감따라 수가 ‘요동’
  • 김완배
  • 승인 2010.06.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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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도 증가한 병리과, 자동화검사 수가인하‥CT 등도 검토중
○‥지난 2008년 11월 27일 정부는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2009년도 상대가치점수체계’를 개편하고 2009년도 1월부터 신상대가치점수를 20%에서 40%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의사 업무량 조정으로 지출되는 재정은 추가 재정지출 대책을 마련해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단서가 달린 채였다.

이에 따라 병리과와 응급의학과의 일부 의료행위가 현실에 맞게 세분화돼 재분류됐다. 병리과 해부병리조직검사의 경우 5개 나눠져 있던 것이 13개로 세분화됐으며, 응급의학과 심폐소생술도 1개에서 5개로 재분류됐다.

당시 의과 업무량 조정에선 전체 의료행위중 47개가 줄어들고, 273개가 늘어났다. 상대가치점수도 약 10억3천500만점이 순증됐다. 여기에 소요되는 재정은 약 193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2008년 12월22일 제17차 건정심이 열렸다. 당시 건정심에선 영상저장 및 전송시스템 즉, PACS 상대가치점수가 조정됐다. 제15차 건정심에서 의사 업무량 조정으로 제출되는 재정은 추가 재정지출 대책을 마련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결정한 대로 이번에는 PACS 수가를 3년간 20%씩 단계적으로 인하할 것을 의결했다. 매년 188억원씩 재정을 줄여 총 563억원을 절감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또한 종합전문병원의 경증 외래환자 본인부담률을 10% 인상하고 모니터링을 거쳐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 2월27일 제4차 건정심이 열려 흉부외과와 외과의 수가를 각각 100%, 30% 가산을 결정했다. 흉부외과의 경우 201개 의료행위에 수가를 100% 가산하면 연간 486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외과는 322개 행위에 30%를 가산할 경우 433억원의 추가재정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같은해 11월25일 제21차 건정심. 2010년도 상대가치점수를 개편하고 신상대가치점수를 40%에서 60%로 확대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총 141개 행위에 달하는 자동화검사관련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해 총 11억3천771만8천점을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차감하기로 의결했다.

입원료 상대가치도 조정해 무균치료실 입원료의 경우 19.3% 인상했으며 신생아실 입원료는 52.9% 수가를 올렸다. 신생아중환자실 입원료와 격리실 입원료도 각각 0.3%, 6.3% 올리고 신생아 모유수유관리료 역시 67.6% 수가를 인상했다. 납차폐특수치료실 입원료의 경우 50.6% 인상됐다. 또한 가정간호 상대가치도 조정돼 43.25% 인상됐다.

○‥5월7일 제6차 건정심에선 진찰료와 조제료 차등수가가 개선돼 야간시간대 적용이 제외됐다. 올 7월부터 시행되는 진찰료 차등수가제가 개선되면 440억원의 재정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계됐다.

○‥그리고 6월1일 제8차 건정심이 열려 병리조직검사 상대가치점수가 조정됐다. 지난 2008년 10월 건정심에서 병리조직검사 수가를 재분류해 기준의 적정성에 대해 1년간 청구현황을 모니터링해 재검토하기로 의결한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청구현황 분석결과, 5억1천680만점이 즉, 약 327.6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그중 수가 재분류 및 기준 개선에 의한 상대가치점수 총점 증가분 2억7천83만점(약 171억원)을 조정하기로 의결한 것.

또한 자연분만수가를 총 2단계로 나눠 모두 50%를 가산하기로 하고 오는 2013년에 수가가산 유지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의결했다.

이상은 지난 2년간 건정심에서 수가와 관련해 결정된 내용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수가를 어느 정도 현실화해 놓고 빈도, 즉 행위량이 증가하면 어김없이 수가를 인하하고 있다는 점이다. PACS와 자동화검사, 병리과가 그랬다.

병리과의 경우 의학적 필요에 따라 의료행위를 세분화해 놓고 빈도가 증가했다는 이유로 수가를 인하했으며 자동화검사 역시 같은 이유로 수가를 내렸다. 의료행위를 재분류하면서 순증을 해줬는데 빈도까지 늘어나 재정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빈도가 많아졌다는 이유로 상대가치점수를 내리면 결국 의료의 질이 하향평준화되고 전체 상대가치체계 균형이 왜곡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빈도가 증가해 수가조정을 검토중인 PET, MRI, CT도 마찬가지다. 수가조정을 위한 연구를 준비중이지만, 연구 시작단계부터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수가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50% 오른 분만수가도 3년후에 평가를 거쳐 재논의를 하기로 해 3년후 빈도수 증감에 따라 다시 조정될 판이다.

이같은 구조하에선 인력과 시설, 정비를 제대로 갖춘 의료기관일수록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절대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현재 건정심 의결구조로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는 힘들다. 초입단계에서부터 원천적인 논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향후 수가조정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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