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혈액 가진 70대, 200만명 이상 아기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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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혈액 가진 70대, 200만명 이상 아기 구해
  • 윤종원
  • 승인 2010.03.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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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혈액을 가진 올해 74세의 호주 남성 제임스 해리슨이 지난 56년동안 수혈을 통해 200만명 이상의 아기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21일 소개했다.

해리슨의 혈장에는 항체가 있어서 심각한 빈혈인 레소스병(病)으로 아기들이 사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해리슨 덕분에 자신의 딸 트레이시를 포함, 수많은 산모들이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었고 덕분에 그는 "황금 팔의 사나이," "200만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8세부터 수주에 한번씩 총 984회에 걸쳐 수혈했다.

그가 처음 수혈을 시작했을 때 혈액이 워낙 특수한 것이어서 100만 호주달러의 생명보험을 들 정도였다.

그의 혈액은 Anti-D라는 이름의 백신 개발에도 사용됐다.

그는 "수혈을 그만두겠다고 생각한 적이 결코 없었다"라고 말했다.

해리슨은 14세 되던 해 심장 수술을 받으면서 13ℓ에 달하는 혈액을 수혈받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혈액 기증자가 되기로 약속했다.

그는 "병원에 석달 입원했다"라며 "내가 수혈받은 혈액이 나를 살렸으니 나도 18세가 되면 혈액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라고 회상했다.

수혈을 하기 시작한 직후 그는 자신의 혈액 속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희귀한 항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호주에서는 매년 수천명의 아기들이 레소스병으로 사망했고 많은 신생아들이 이 병으로 영구적인 뇌손상을 입었다.

이 병은 산모와 태아 중 한쪽은 Rh- 혈액을, 다른 한쪽은 Rh+혈액을 갖게 해서 산모의 혈액과 태아의 혈액 사이에 불일치가 생기게 하는 병이다.

해리슨은 백신 개발에 필요한 수차례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그의 혈액은 Rh-였는데 Rh+ 혈액이 주입됐다. 그의 혈장은 이러한 상태를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됐고 이후 그의 혈액은 수십만명의 여성들에게 수혈됐다.

지금까지 그는 220만명의 아기들을 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수혈받은 여성중 한명인 조이스 반스는 호주의 한 TV쇼에서 "그가 없었더라면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어떻게 감사해야할 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해리슨의 딸 트레이시도 첫 아들을 낳고 Anti-D 백신을 맞았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수혈을 계속하는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해리슨은 부인이 사망한지 1주일만에 다시 수혈을 시작했다.

해리슨은 오는 9월 수혈 1천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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