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병원장인데"..울산서 약국 대상 신종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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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병원장인데"..울산서 약국 대상 신종사기
  • 윤종원
  • 승인 2010.01.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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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의사라고 속여 약국에서 돈을 가로채는 신종사기가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사기를 당한 약사들은 "병원장"이라는 말 한마디에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내준 것으로 밝혀져 병원과 약국 사이에 형성된 일종의 "갑을 관계"가 범행의 계기가 됐다는 경찰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의사를 사칭하며 지난해 9월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의 약국 등을 상대로 80여 차례에 걸쳐 5천만원 이상을 가로챈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이모(41.무직)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달 3일 울산시 남구 신정4동 모 약국에 전화를 걸어 "치과원장"이라고 밝힌 뒤 "차량수리 중인데 지금 수리비를 낼 수 없다"며 "카센터 직원을 보낼 테니 돈을 대신 내주면 내일 갚겠다"고 속이고는 자신이 카센터 직원을 가장해 약국을 직접 방문, 수리비 명목으로 30여만원을 받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울산, 부산, 경기 용인 등 전국 각지를 돌면서 약국뿐 아니라 안경점, 피부관리실, 죽 집 등 병원 인근에 있는 가게만을 골라 비슷한 수법으로 건당 30만~60만원을 챙기는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병원 근처의 가게 주인들은 병원과 잘 지내야 한다는 마음에서 의사에게 돈을 쉽게 빌려줄 것으로 생각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약국은 병원의 처방전이 있어야 약을 조제할 수 있는데다 이씨가 이웃 병원의 의사임을 강조하고 요구한 돈의 액수 또한 적은 편이어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유사한 범행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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