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공포영화 "요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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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공포영화 "요가학원"
  • 윤종원
  • 승인 2009.08.14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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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애초부터 공포영화의 소재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일까.

"여고괴담 3-여우계단"을 만들었던 윤재연 감독은 사회가 강요하는 획일적인 아름다움과 그것을 향한 여성들의 맹목적인 욕망이 공포로 다가왔다고 영화 "요가학원"의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영화는 그런 의도를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지만 인물 각자의 이야기를 살리지도 못했고, 같은 공간에 갇혀 있으면서도 인물들은 서로 연관성 없이 뿔뿔이 흩어진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과장되거나, 딱딱하거나, 어색하거나, 불안하다. 결정적으로 맥락 없이 이어지는 장면 어디에서 공포를 느껴야 할지 당황이 된다.

쇼호스트 효정(유진)은 잘나가는 후배에게 밀리자 불안하다. 학창 시절 왕따를 당했던 선화(이영진)가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 효정에게 간미희 요가학원에 대해 알려준다.

효정과 함께 1주일간의 비밀 수련에 참가한 사람은 거울 없이 못사는 전직 아이돌 (박한별), 성형으로 얼굴을 망쳐버린 유경(김혜나), 다이어트 강박증에 걸린 인순(조은지),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보라(황승언)다.

요가 마스터 나니(차수연)는 거울을 보지 말 것, 수련 후 샤워를 하지 말 것, 밤에 음식을 먹지 말 것,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것 등 몇 가지 금기 사항을 알려주지만, 하나씩 금기를 어긴 이들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요가학원에 감춰진 비밀은 다 드러나고 나서도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설득력이 없다.

잘 이해되지 않기는 인물의 행동도 마찬가지다. 학창시절 선화와 단짝이었던 효정이 갑자기 다른 친구들처럼 선화를 따돌리는 이유를 "넌 너무 가난해"라고 대놓고 말하는 대목 등이 그렇다.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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