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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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블러드
  • 윤종원
  • 승인 2009.06.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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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지현이 출연한 "블러드"는 칼이 춤추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액션 잔혹극이다.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가 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가 토대다. 하지만 애니와는 액션의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애니의 주인공 "사야"가 뱀파이어 1명과도 힘겹게 싸워 승리한다면 영화 속 "사야"(전지현)는 수백 명의 뱀파이어를 손쉽게 처리할 정도로 전력상 업그레이드 됐다.

인간 아버지와 뱀파이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야는 국가기관과 계약해 뱀파이어를 없애는 비밀 임무를 수행한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고향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뱀파이어 수장 오니겐(코유키).

영화는 오니겐을 찾기 위해 수많은 뱀파이어들과 대결을 펼치는 사야의 여정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인간 소녀와 나누는 소소한 우정은 휴머니즘 코드를 좋아하는 할리우드를 위한 배려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지현의 화려한 검무다. 특히 영화 초반, 골목길에서 수백 명의 뱀파이어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전지현의 몸동작은 부드럽고, 칼질은 노련한 검객처럼 절도있다.

화면 곳곳에 피가 튀기나 "씬 시티"(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처럼 만화적이어서 잔혹한 느낌은 덜 하다. 감독의 빠른 편집도 영화에 속도감을 더해준다.

다만, 주연 배우의 감정 전달은 아쉽다. 인간과 뱀파이어의 혼종인 사야는 16세에 성장이 멈춘 인물로, 수백 년간 살아온 그의 인생 목표는 복수다.

이 때문에 오니겐에 대한 분노,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무심함, 경계인의 고뇌를 적당한 감정의 크기로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첫 액션에 도전한 전지현에게 이 같은 요구는 무리인 듯 보인다.

"와호장룡"을 제작한 빌콩과 "키스 오브 드래곤"의 크리스 나흔 감독, "트랜스포터"의 무술 감독 위안쿠이(元奎) 등이 손을 잡고 함께 만들었다. 상영시간 87분.

18세 이상 관람가. 6월 11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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