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과 나눔의 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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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과 나눔의 정신으로”
  • 박해성
  • 승인 2009.05.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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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외박애상 수상자 서현숙 이화의료원장

중외박애상의 17번째 주인공인 서현숙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장은 여러 사람들의 수상 축하 인사에 부끄러운 듯 말문을 열었다.

1983년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에서 전문의를 획득한 서현숙 의료원장이 모교인 이화여대 이대목동병원으로 돌아온 것은 1999년. 2005년에는 병원장으로 이대목동병원을 이끌어 왔으며, 2007년 8월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서현숙 의료원장이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무하던 2003년 당시부터이다.

그동안 의료인의 길을 걸으며 치료비 마련이 어려워 건강을 돌보기 힘든 외국인 노동자와 탈북자 3만 여명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전달해 왔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무료 진료를 실시했으며, 2005년 이후에는 출입국 사무소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외국인 봉사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국제 한국입양인 단체와의 진료 협약을 통해 국내로 돌아온 해외 입양아들의 건강 돌봄이 역할도 자처했다.

또한 병원 내 백혈병후원회를 활성화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직원들의 월급 일부분을 매월 공제해 이를 기금으로 조성, 백혈병 환자들을 돕는데 사용했으며 이후 이를 발전시켜 월급의 우수리를 모아 원내 및 지역 내 불우환자를 돕는데 사용하는 등 기부문화를 이끌어냈다.

“혼자서 하는 봉사활동도 중요하지만 여럿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 또한 더욱 의미 깊은 일입니다”라며 “한번의 도움을 주기 보다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서현숙 의료원장은 말한다.

서현숙 의료원장의 환자에 대한 사랑은 1997년 상계 백병원에 근무하면서 만든 유방암환자들의 자조 모임인 ‘유미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미회'는 유방암이라는 아픔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모임으로 암에 대한 정보 교환 뿐만 아니라 교육, 강연, 등산, 요가 등의 활동을 통해 서로 위로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친목모임이 됐다.

이런 환자들의 모임은 서현숙 의료원장이 이대목동병원으로 옮긴 후에도 ‘이유회’라는 이름으로 투병중인 환자들이 서로 힘이 되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서현숙 의료원장은 개인 및 단체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사회취약 계층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꾸준히 전달할 수 있도록 자조모임과 기타 다른 단체와의 협동봉사의 큰 틀을 만드는데 앞장서 왔다. 이는 단기적인 도움 보다는 장기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이 다시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데 주안점을 두는 서현숙 의료원장의 봉사철학인 것이다.

서현숙 의료원장을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성질환의 근본적 치유 방법을 모색해 오며 얻어낸 임상 성과이다. 일반적으로 이뤄져오던 단순한 유방 방사선치료에서 탈피해 1980년대 초 국내에서 거의 전무했던 유방보존치료기법을 시행해 높은 완치율과 함께 이 분야에서 선도자적 역할을 했다. 또한 국내에서 처음으로 방사선 치료 후 피부 변색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절제 부위만을 정확하게 쬐어주는 3차원 입체 방사선 치료 기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등 외국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남녀의 성 차이(Gender Difference)를 고려해 연구하고 진료하는 '성인지 의학'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대 한국성인지의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한편 2008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성인지 임상시험센터를 설립하는 등 국내 성인지 의학연구 및 진료를 주도해 여성질환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모색해왔다.

서현숙 의료원장은 “같은 아스피린을 먹어도 남자와 여자의 효과는 다릅니다. 이런 남녀 성 차이를 의학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성인지 의학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한국유방암학회가 만든 교과서 '유방학'의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2008~2009년에 걸쳐 하버드 의과대학의 질환별 건강의학 도서시리즈 11권을 번역 출간하는 등 일반인,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인, 예비 의학도들에게 올바른 건강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일에도 앞장서왔다.

서현숙 의료원장의 이러한 여성질환 분야에서의 선도적 역할은 이화의료원이 2007, 2008년 2년 연속 여성신문사가 주관하는 '여성 소비자가 뽑은 좋은 기업대상' 여성특화병원부문 수상에 이어 '2008년 여성 소비자가 뽑은 품질, 서비스 1위 병원'에 선정되며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122여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화의료원을 이끌고 있는 서현숙 의료원장은 올해가 여러모로 뜻 깊은 한 해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번 중외박애상 수상뿐만 아니라 지난 3월 특성화한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을 개원하며 그 평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외 박애상을 타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이 성공적으로 개원해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제게는 더욱 뜻 깊은 일입니다”라는 말에 최근의 주요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읽을 수 있다.

서현숙 의료원장은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미래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직원 모두가 새로운 시대에 맞은 비전을 수립해 공유하고 핵심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이에 모든 구성원이 협력해 상생할 수 있는 커다란 혁신을 시도했다고 밝힌다.

또한 “이대동대문병원 매각과 이대여성암전문병원 개원이라는 중차대한 의사 결정을 믿고 따라준 의료원 가족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서현숙 의료원장은 2007년 취임 후 새로운 비전을 설정하고 제2의 경영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의료원의 제2의 도약을 진두 지휘해왔다. 최근에는 제3병원 건립을 위한 부지 물색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서현숙 의료원장은 의료원장으로 취임 후 노인성 질환 전문병원인 서울특별시립 양천메디컬센터와 양천구 치매지원센터, 양천구 정신보건센터 수탁 운영 계약체결에 잇달아 성공했으며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진료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라며 “이러한 것은 고객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평소 직원들에게 차별화와 고객중심경영을 강조하는 서현숙 이화의료원장은 2008년 국내 종합 병원 최초로 외래 진료 3부제 및 평일 진료시간 연장, 토요일 전문의 진료 및 정규 수술, 응급실 전문의 진료 등 진료 시스템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바람직한 건강정보 제공에 더욱 노력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환자들이 조기 치료할 수 있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나가는 한편 건강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서현숙 의료원장은 수상 소감에 대해 “저의 보잘 것 없는 공적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너무 과분한 일입니다”라며 “이번 수상이 저 자신을 더욱 앞장서서 봉사하고 정진할 수 있는 채찍질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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