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B형 간염은 엄마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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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B형 간염은 엄마 탓
  • 강화일
  • 승인 2009.05.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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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 이상이 출생시 수직감염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수 교수팀은 한국인이 B형 간염에 유난히 취약한 것은 출생시 어머니에게 감염되는 수직감염이 많기 때문이며, 이 비율은 전체 B형 감염 중 30.9% 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수직감염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예후가 나쁘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7일(목)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초청으로 웁살라대학병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제2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인 B형 간염의 특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을 방문한 B형 간염 환자 110명의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 출산시 어머니로부터의 수직감염이 30.9%, 아버지로부터 감염이 3.6%, 수혈 0.9%, 경로가 불확실한 경우 64.5%로 나타났다.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경우 중에도 수직감염이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미루어, 우리나라에서의 수직감염은 최소 30% 이상으로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 상태가 유전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처럼 신생아시기에 수직감염된 경우 예후가 훨씬 나쁘다는 점이다. 성인기 감염의 약 90%는 합병증 없이 완전 회복되지만, 수직감염의 경우에는 9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이 1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간염의 진행 경과 중에서 비록 완치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증상이 조절되기 시작하는 신호로서 ‘e항원 혈청전환’단계가 있다. 이는 개선된 예후와 연관이 있어 치료의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만성 B형 간염 환자 110명 중 조기 e항원 혈청 전환이 관찰된 39명(35.5%)과 그렇지 않았던 71명을 비교하여 다변량 분석을 한 결과, 비수직감염이 수직감염에 비해 조기 e항원 혈청 전환율이 3.7배 높았다. 결국 수직감염이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중요인자 중 하나임이 밝혀진 것이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데는 바이러스 요인, 숙주인자, 환경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중 지속적인 바이러스 증식은 간질환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B형 간염 치료 목표는 지속적인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적절히 선택하여 항바이러스 약제를 투약함으로써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거나 영구히 억제하여 간손상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최근 10여 년간 다양한 약제(인터페론, 페그-인터페론, 라미부딘,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 등)들이 개발되어, 단기적으로는 바이러스 억제와 간기능 호전의 효과가 있었고 장기적으로는 간경변증이나 간암 발생을 줄이고 환자 생존률을 증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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